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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소트럭 세계 첫 대량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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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연료전지’ 10대를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선적해 스위스로 수출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연료전지’ 10대를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선적해 스위스로 수출했다.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엑시언트’ 10대 스위스에 첫 수출 #34t급, 8~20분 충전으로 400㎞ #유럽 친환경 트럭시장 선점 첫발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연료전지(XCIENT Fuel Cell·아래 사진)’ 10대를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선적해 스위스로 수출했다. 지금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수소전기 트럭의 프로토타입(시범 모델)이나 전시용 콘셉트카를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일반 판매를 위한 양산체제를 갖춘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엑시언트 연료전지. [뉴스1]

엑시언트 연료전지. [뉴스1]

현대차는 넥쏘 등 승용차 부문에서 도요타와 글로벌 수소전기차 양대 산맥을 이룬 데 이어 이번에 트럭 부문에서도 선제적으로 대량 공급에 나서게 됐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차량 총중량(연결차 중량 포함)이 34t급인 대형 카고 트럭이다. 사전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400㎞, 충전시간은 약 8~20분이 소요되도록 개발됐다.

현대차가 수소트럭에 집중하는 것은 일반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수소 전기차가 갖는 이점을 트럭에서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와 적재중량을 늘리려면 값비싼 배터리의 용량도 함께 늘려야 하고, 그만큼 충전시간도 길어진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기만 하면 되고, 충전 시간도 전기차보다 짧다.

트럭·버스 등 상용차는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물 상·하차 지역이나 차고지 중심으로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면 인프라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첫 수출 지역이 유럽인 점도 중요하다. 유럽은 2025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 중이어서 경유차가 대부분인 상용차 시장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스위스 시장 공급은 단순 판매가 아니라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신개념 모빌리티 서비스 형태로 이뤄진다. 사용료에는 충전비·수리비·보험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현대차 수소트럭의 고객사는 트럭 운전기사만 고용하면 된다. 현대차 측은 이 같은 방식이 고객사의 초기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의 수소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수소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니콜라는 1회 충전으로 약 1920㎞를 갈 수 있는 수소트럭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니콜라는 이달 말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착공, 이르면 2023년부터 수소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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