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들이 섭취하는 대부분의 영양분과 약물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 전달된다. 이렇게 태반을 통과한 약물은 태아의 성장과정에 영향을 미쳐 경우에 따라서는 태아의 기형을 유발하기도 한다.
1950-60년대 임신한 여성이 임신 사실을 모르고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라는 수면 및 항구토약제를 복용하였다가 사지가 없는 기형아를 출산하여 전세계에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이러한 기형 유발의 기전은 분명하지 않으나 약물의 성질(최기형성, 태반통과성)과 약물을 복용한 임신시기와 관련이 많다.
임부에게 약물을 투여할 경우에는 약물치료상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복용하도록 하며, 모든 약물은 임신 3개월까지는 복용을 금한다.
1.약물의 복용시기와 기형유발
임산부의 약물복용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양하여 유산, 기형, 성장부전, 기능부전, 발암, 돌연변이 등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영향이 나타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가 바로 약물을 복용한 임신 주수이다. 보통 임신주수는 마지막 월경 제1일을 0주 0일로 잡아 계산하며 태아의 발육시기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2.약물의 위험도 분류
미국 FDA(Food and Drug Association)에서는 임신중 약물사용과 관련된 위험성을 5가지의 category로 분류하여 임산부에게 약물사용시 이 기준을 참고함으로써 기형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는 개발된 지 오래되어 많은 약물임상사례가 있는 약물에 대해서만 분류된 것이며, 최근에 나온 신약의 경우는 그 약물임상사례가 아직 미비하므로, 이 분류기준에 따른 분류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임산부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고되었다 할지라도 신약보다는 과거로부터 오랜 기간동안 안전하다고 평가된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미국 FDA category 분류
많은 임상시험 및 역학조사를 거쳐 태아에 대한 위험도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3.흔히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이 임신중에 미치는 영향
일반적으로 임신중에는 가능한한 치료약물을 피하고 있다. 이중에서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약제들의 임신중에 산모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①위장약
임신중에 사용할 수 있는 제산제는 비교적 임산부에게 안전한 것이지만, 시메티딘(cimetidine)제제, 라니티딘(ranitidine, 예; 잔탁, 큐란)제제, 파모티딘(famotidine, 예; 가스터)제제의 경우 임산부에 대한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므로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특히 위산분비억제제인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 예; 미셀 정, 아스로텍 정)은 임신한 여성에게 복용시 자궁수축과 출혈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미국 FDA category X) 사용금기이다.
②피임약
경구용 피임약의 경우 임산부에게는 금기된 약물이다. 임신인 줄 모르고 임신초기에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임신을 중단할 정도로 위험하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태아의 기형여부에 대해서 전문의와 상담한다.
③변비약(하제)
비사코딜제제(bisacodyl, 예; 비코그린 정, 둘코락스 정 등), 관장약 등은 임신 말기에 복용하거나 관장을 하면 장의 운동이 지나치게 활발해져 자궁 수축을 유도하고 심할 경우 조산의 우려가 있으므로 말기 투여는 주의해야 한다.
④소염진통, 해열제
일반인들이 가장 빈번하게 많이 복용하는 약제로서 아스피린제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타이레놀 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약제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나 자주 복용하거나 다량으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아스피린의 경우 신생아, 태아의 출혈 경향이 있을 수 있으
므로 출산 전 3개월 동안은 투여를 금한다. 임신중에는 아세트아미노펜제제(타이레놀)이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나 이 약도 장기 복용시 빈혈이나 간질환을 유발하므로 투여시 투여기간과 용량을 상의하여 복용하도록 한다.
⑤배란유도제
배란유도제도 피임약과 마찬가지로 임신을 확인하지 못한 채 복용하게 되면 매우 위험한 약물이 되므로, 일단 임신이 확인되면 바로 투여를 중단하도록 한다.
⑥신경안정제
대부분의 신경안정제는 임신 기간중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⑦최근 개발되어 시판되는 신약
"약"이라는 것이 개발되어 임상에 이용되기까지는 엄청난 연구개발비용과 인력, 그리고 연구기간이 투입된다. 이렇게 탄생하여 시판된 신약도 전혀 예측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가차없이 제약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신약은 임산부에 대한 부작용, 임상사례들이 아스피린과 같은 고전적인 약에 비해 턱없이 작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부작용을 최소화한 금세기 최고의 신약이라 할지라도 예측지 못한 부작용의 사례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으므로 임신중 약물투여는 피하는 것이 좋다.
⑧임신중 방사선 조사
임신 중 흉부-X선 촬영 등 부득이하게 방사선을 쪼여야 할 경우 복부를 보호막으로 차단하여야 하므로 임신 중에는 물론 임신을 계획중인 경우라도 반드시 촬영전 방사선 기사에게 알려야 한다. 약물과 마찬가지로 방사선에의 노출도 임신주수에 따라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으로 보고 되어 있다.
4.임산부의 FAQ
고질적인 질병(간질, 결핵, 당뇨병)에 대한 치료제나 피임약, 배란유도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던 중 임신이 되었을 때는 피임약이나 배란유도제의 경우는 즉시 투여를 중단해야 하나, 고질적 질환치료약물에 대해서는 약물을 중단하지 말고 일단 담당의에게 의논을 합니다.
모든 약물이 태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므로 먼저 복용하고 있는 약제에 대해 담당의에게 설명하고 태아의 이상유무를 주의깊게 검진하거나 좀 더 안전한 약물로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질환 자체가 태아에게 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은 아닙니다.
될 수 있으면 임신 3개월 이내에 다량의 커피를 마시는 것은 피하도록 합니다. 이는 커피의 성분 중 카페인 성분이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커피 이외에도 카페인 성분을 포함하는 음료나 차는 가급적 피하고 무카페인 음료를 음용하시길 바랍니다. 임신 3개월이 지난 이후에는 하루 1잔 정도의 소량의 카페인 섭취는 태아에게 큰 영향은 없습니다.
많은 양의 술은 태아의 성장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임신중에는 술을 복용하지 마십시오
의사의 허락없이 아무 비타민제제나 복용하면 안됩니다. 의사가 처방해주는 비타민제제를 의사의 지시대로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한약이나 약초 중에는 이들이 함유한 성분이 태아나 산모에게 위험한 것들도 있으므로 반드시 복용여부를 의사에게 의논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손쉽게 음료로서 섭취할 수 있는 차 중에서 율무차, 수정과와 우황청심환(우황, 사향 함유), 알로에 등의 상용은 피해야 한다.
정기적인 병원검진으로 태아의 성장확인, 모체 영양관리, 질병관리를 잘 하도록 한다. 감기나 호흡기 감염질환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는 되도록 피하도록 한다.
임신 중에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태아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며, 특히 철분, 칼슘 등의 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우유나 철분제제 등을 복용하도록 한다.
임신 중 모체의 마음가짐이나 감정상태는 태아에게 전달되어 아기의 인격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과격한 감정 및 행동은 피하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