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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 배 올라타 주먹 날렸다…익산 여중생 폭행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1일 전북 익산시 어양동 한 골목에서 익산 모 중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이 동급생 B양을 눕힌 채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옆에 있던 A양 친구가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영상 캡처. [사진 제보자]

지난 21일 전북 익산시 어양동 한 골목에서 익산 모 중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이 동급생 B양을 눕힌 채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옆에 있던 A양 친구가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영상 캡처. [사진 제보자]

"죽고 싶지? 여기서 옷 벗겨 줄까? 나도 싫어 XX년아. 네 몸 예뻤으면 벗겼겠다. 동영상 찍어서 오빠들한테 보내게…."

전북 익산서 중2 여학생 또래 폭행 #옆에 있던 친구는 폰카로 영상 찍어 #1분38초 영상 단체 채팅방 공유 #SNS 급속도로 퍼져…경찰 수사 착수

 영화 속 여자 조폭의 협박 장면이 아니다. 얼굴도 목소리도 앳된 여중생이 또래 친구를 폭행하면서 내뱉은 말이다.

 2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오후 2시 40분쯤 전북 익산시 어양동 한 골목에서 익산 모 중학교 2학년 A양이 동급생 B양의 배 위에 올라탄 채 주먹을 휘둘렀다. A양은 마스크를 쓴 B양의 팔과 얼굴에 연거푸 주먹을 날리며 성적 모욕이 담긴 폭언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XXX 찢어버릴까? 어디 부러뜨려주냐고?"라고 협박했다. 근처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이 장면을 찍고 있던 A양 친구 C양이 "손가락이 낫겠다. 야, 얘 일으켜. 잘 안 찍혀"라고 말하자 A양이 B양을 일으켜 세웠다.

 겁에 질린 B양이 울면서 "안 부러뜨려주면 안 돼요?"라고 애원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A양은 B양을 세 차례 발로 걷어찼다. A양의 폭행 장면이 담긴 1분 38초짜리 영상이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영상은 A양 등이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면서 외부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전북 익산시 어양동 한 골목에서 익산 모 중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이 동급생 B양을 발로 걷어차고 있다. 옆에 있던 A양 친구가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영상 캡처. [사진 제보자]

지난 21일 전북 익산시 어양동 한 골목에서 익산 모 중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이 동급생 B양을 발로 걷어차고 있다. 옆에 있던 A양 친구가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영상 캡처. [사진 제보자]

 SNS 익명 게시판에는 "되풀이되는 학교 폭력, 아직도 대처는 미흡하다"로 시작하는 제보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지난 21일 오후 2시 40분쯤 여중생 한 명이 본인 이름을 거론했다며 다른 학생과 함께 또래 여중생을 끌고 다니며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용서해 달라며 울부짖는 피해 학생 모습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리고 넘어뜨리며 무차별 폭행했다"며 "그것도 모자라 피해 학생에게 소주를 강제로 먹이고 폭행 장면을 촬영했다"고 했다.

 해당 중학교는 곧바로 자체 학교폭력전담기구를 통해 조사에 나섰고, 1차 결과를 교육청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양에게 B양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했다. B양은 현재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경찰서는 지난 24일 피해 여학생 부모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A양 등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익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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