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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양근승 작가 별세

중앙일보

입력

양근승 작가. [중앙포토]

양근승 작가. [중앙포토]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쓴 양근승 작가가 25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85세.

1962년 KBS 신춘방송극 릴레이에서 ‘나비의 숨소리’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고인은 ‘TV 손자병법’(1987∼1993)을 비롯해 ‘꽃바람’(1982), ‘어머니’(1987~1988) 등 20여 편의 연속극을 썼다. 단막극과 라디오 드라마 등을 포함하면 집필한 드라마는 200편이 넘는다.

이 중 1990년 9월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KBS1 농촌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차범석ㆍ김정수ㆍ박예랑 등 14명의 작가가 이어 작업한 MBC ‘전원일기’(1980∼2002)와 달리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연출 8명, 조연출 24명이 바뀌는 17년 동안 총 852화의 집필을 그가 도맡았다. 당시 생생한 농촌 정서를 담아내기 위해 경기도 양평 등 실제 농촌으로 거주지를 옮겨 생활하며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순ㆍ서승현ㆍ김인문ㆍ남능미ㆍ박인환ㆍ백일섭ㆍ윤미라 등 쟁쟁한 중견 연기자들이 거쳐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는 배우 고현정의 데뷔작이기도 했다. 2007년 종영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시골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인간적인 향기가 현실의 농촌에선 사라져버렸다 하더라도 드라마 안에서만은 꼭 그러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으로 고인은 1992년 백상예술대상 TV극본상을, 1998년 농업인의날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7일 오전이다. 02-2258-5940.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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