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더 낮췄다…-1.2% → –2.1%

중앙일보

입력

국제통화기금(IMF)이 24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전망치 -1.2%를 큰 폭(0.9%포인트)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정부 전망치(0.1%)와는 더 큰 차이가 난다. 세계 경제 흐름도 이전보다 더 나쁘게 진단했다. “1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2분기에는 더 위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IMF,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IMF,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IMF는 이날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1%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4.9%로 예측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충격이 그만큼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IMF는 4월 전망의 전제였던 ‘하반기 코로나19 소멸’ 시나리오는 폐기했다. 이번 전망도 “하반기 경제 회복세가 둔화하지만 금융 시장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여서 추가적인 경기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IMF는 “미국·중국의 긴장 고조,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 OPEC 국가간 갈등,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불안 등이 경기 하방 요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경제가 내년에는 기저 효과 등에 힘입어 3%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시점은 내년 말로 짚었다. 주요국 가운데선 가장 빠른 속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IMF가 전망치를 공개한 선진국 중 가장 높고 신흥 개발도상국 평균(-3%)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국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세계 주요국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세계 경제성장률은 -4.9%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4월 전망(-3%)보다 1.9%포인트 낮은 -4.9%로 수정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예상보다 코로나19 피해가 커지면서 올해 -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 개발도상국도 대외수요 부진을 이유로 들며 -3% 역성장을 점쳤다. 주요 신흥국 중에선 중국이 1%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여러 나라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면 이미 비관적으로 내놓은 전망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피해 지원 줄이고 고용 지출 늘려야”

 IMF는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경제 정책의 중점도 바꿀 것을 주문했다. 일괄적인 긴급 지원에서 선별적, 효율적 지원을 강조하면서다. IMF는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국가는 피해 지원을 점차 줄이면서 고용보조금·교육훈련에 지출을 늘려야 한다”며 “각국은 피해 가구와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향후 보건지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해 재정지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금은 재정을 ‘베팅’하듯 쓰는 것은 문제”라며 “뉴딜 등 대형 사업에 돈을 쓰는 방향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지출로 좁혀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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