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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는 돼야" "거의 농담"···백종원 대선주자론에 갈린 野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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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쿠킹로그. [유튜브 캡처]

백종원의 쿠킹로그. [유튜브 캡처]

“원희룡 지사는 백종원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돼야죠. 예전의 원희룡은 잊으십시오.”

24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한 원희룡 제주지사의 대답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한 식사 자리에서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백종원씨는 어때요”라고 말한 데 대해 원 지사는 “대권 주자로서 뜻이 있는 사람들은 백종원 정도는 돼야 한다, 그런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전과 지금, 혹은 미래의 원희룡은 다른가’란 사회자의 질문엔 원 지사는 “날로 달라지고 있다”며 “조금 더 현장의 문제, 민생의 문제에 치열하게 달려든다.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하나하나 모습을 바꿔 나가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2022년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백종원’ 언급에, 해석 분분한 野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백종원’ 언급을 두고 야권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통합당의 대권 잠룡 중 한명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김 위원장 언급은) 좋은 비유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 정도로 국민적 거부감이 없고 많은 분과 스스럼없이 소통이 잘 되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혹은 그런 인물이 되라는 취지의 주문 아니겠냐”라고 분석했다.

사회자가 ‘김종인 위원장 본인이 대선 후보로 나서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는 질문에 오 전 시장은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게 정치다. 앞으로의 성과에 따라서는 충분히 논의가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날 김 위원장은 손사래를 치며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요만큼도 (대선 출마엔) 관심이 없어”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을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하는 시각에 대해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고맙다”면서도 “정말 각고의 피와 땀, 눈물이 바탕이 있어야 준비가 되는 건데, 저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백종원’ 발언은 지난 19일 당내 초선 의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참석자들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수진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석자들의 관심이 당연히 차기 대선으로 모였다.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백종원씨 같은 분은 어때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분인 것 같던데. 백종원씨는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용 통합당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종원 대표 얘기는 거의 농담이었다. 초선 의원 몇이 저쪽(여당)은 이재명도 있고, 이낙연도 있고 우리는 어쩌느냐 하다가 백 대표 이야기가 나와서 다 같이 웃었다”며 “조금 더 젊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방탄소년단(BTS) 얘기가 나왔지 않았겠냐”고 했다.

다만 통합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 자체가 야권 내 인물난을 보여주는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이와 관련, 조경태 통합당 의원은 24일 한 라디오에서 “어쨌든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는 것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다. 야권의 후보군이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여러분들이 준비를 하고 계실 것이라고 보는데,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좋은 후보가 선출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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