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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10년만에 다시 매물로…마힌드라, 매각 주간사 선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파완 고엔카 사장. 쌍용차는 18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파완 고엔카 사장. 쌍용차는 18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쌍용자동차가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지 10년 만에 다시 시장에 나왔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2011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도 같은 역할을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매각 주간사를 선정했다”며 “그 밖의 내용은 비밀유지 계약상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각 주간사는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잠재적 투자자 중심으로 쌍용차 투자 의향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 74.65%이다. 쌍용차의 시가총액은 4450억원(18일 기준)이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경우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2000억원 중후반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업체 비와디(BYD), 지난해 마힌드라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미국 포드 등이 거론된다. 지리자동차는 조만간 쌍용차 실사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국내 공장을 통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는 마힌드라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SUV 3종과 전기차 1종을 공동 개발 중이라는 주목받는다. 전기차 개발엔 쌍용차도 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중국 전기차 업계 1위이자,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BYD는 한때 쌍용차 평택공장을 활용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BYD가 쌍용차 인수를 발판 삼아 국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뉴시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뉴시스

자동차 업계는 매각 성사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진 부정적인 시각이다. 특히 2011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외국계 은행과 맺은 대출 조건이 걸림돌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를 통해 JP모건·BNP파리바 등으로부터 2000억원가량의 단기 자금을 빌렸다. 이때 은행은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보유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마힌드라가 지분을 매각하면 새로운 투자자가 차입금을 바로 갚아야 한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 1분기만 978억원의 영업손실과 19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월 인건비만 400억원에 달하는 등 높은 고정비도 걸림돌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JP모건에 갚아야 할 2000억원,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 약 2500억원, 올해 쌍용차에 들어갈 운영자금 4000억원 등 최소 8500억원은 들 것”이라며 “여기에 하반기에 내놓기로 한 티볼리 신모델과 내년 전기차 모델 1종 개발비용을 포함하면 약 1조5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사실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 차입금에 관해 마힌드라가 외국계 은행과 조율하고,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이 차입금에 대해 유예 조치 등을 한다면 가능성은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업체는 쌍용차의 생산시설을 이용해 위탁생산을 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한 명신이 중국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기로 한 것과 유사하다. 앞서 명신은 내년부터 중국 전기차 업체 퓨처모빌리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형 전기차인 ‘바이튼(BYTON)’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딩을 통해 GM의 부지를 사들인 명신의 경우처럼 쌍용차의 생산 시설을 인수해 위탁 생산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며 “채권단과 협의해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인수한다면 2000억~3000억원 정도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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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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