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확진자 400명대인데..."바이러스와의 싸움 첫 승리" 선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프랑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를 웃돌고 있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첫 승리”를 자축하며 봉쇄 조치 완화를 선포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프랑스 전역을 15일부터 코로나19 녹색 안전 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프랑스령 마요트섬과 기아나는 확진자가 속출해 주황색 경계지역으로 남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모든 유치원과 초등·중학교 등교를 22일 재개하고, 카페와 식당 등의 영업을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경계지역으로 지정됐던 파리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으로 인해 음식점의 야외 테이블 영업만 허용해 왔다. 3월부터 금지된 노인 요양원 방문 및 면회도 15일부터 가능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이 위기의 첫 번째 장을 막 헤쳐나왔다. 내일부터는 그 페이지를 넘기게 될 것”이라며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바이러스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규칙을 더 오랫동안 지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의 프랑스 경제에 대한 구상도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몇몇 제품을 다른 대륙에 의존해야 하는 취약점이 노출됐다”며 “다른 국가들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강력한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르몽드와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사망자가 9명, 확진자가 407명이 나왔다. 총 사망자 수는 2만 9407명, 확진자는 15만 7220명에 달한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 확진자는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7578명이 나와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에서 시작돼 프랑스에서도 확산하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집회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 차별들에 있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면서도 “프랑스 공화국은 역사의 어떤 흔적과 이름도 지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지에서 노예제에 찬성해 온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을 끌어내리거나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