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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 점검한 공무원 확진, 교회 감염 70%가 무증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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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도권 개척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시흥시의 한 택배업체 근무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업체 방문자 250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또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온 개척교회 점검에 나섰던 인천시 부평구청 공무원이 확진돼 구청 소속 공무원 1000여 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의 71%가 무증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긴장하고 있다.

시흥 대신택배 기사 확진 판정 #택배점 방문 2500명 전수조사 #교회 감염자 중 어린이집 교사도 #동료교사, 유아 30명 전원 검사

2일 시흥시에 따르면 전날 정왕2동에 사는 A씨(53)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가족 3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 중이다.

조사 결과 A씨는 시흥시 정왕동 시흥스마트허브에 있는 대신택배 동시화점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는 이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2500명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를 위해 시흥보건소 정왕보건지소에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 3곳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3곳을 설치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대신택배 동시화점을 방문한 이들은 꼭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6월 2일 지역별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6월 2일 지역별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흥시는 또 전날 인천·경기 개척교회 모임 관련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B씨(62·여·시흥시 능곡동 거주)가 연성동참복된교회 목사이자 요양보호사로 활동한 사실도 공개했다. B씨는 지난달 29일 장곡동에 있는 요양 대상자 가정을 방문하고 경기도립 노인전문 시흥병원 등도 다녀왔다. 시흥시는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인 C씨(27·부천시 소사동 거주)가 교사로 근무하는 매화동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30여 명의 유아 전원과 교사들에 대해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12시 현재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는 23개 교회 45명으로 늘었다. 인천이 30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9명)과 경기(6명) 등에서도 환자가 나왔다.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의 상당수는 ‘무증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일 24명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인천 개척교회 소모임의 경우, 참석자 73%가 감염된 것으로 나왔다”며 “또 71%인 17명은 최초에는 무증상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부평구청 소속 공무원 D씨(42·여)가 1일 개척교회 모임 관련 확진자들이 나온 부평구 성진교회를 점검차 방문했다가 확진됐다. 부평구청은 출입이 통제되고 소속 공무원 1000여 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종교시설, 특별히 교회의 성경연구회 등 소모임과 종교행사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전파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역 사회 전파가 확산하는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일체의 모임을 자제하고, 하더라도 비대면 모임으로 전환해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밀폐·밀접·밀집한 이른바 ‘3밀’ 시설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위험도가 높아진 수도권의 경우 종교 소모임 또 학원과 같은 특정한 모임뿐만 아니라 밀폐·밀접·밀집된 시설에서 접촉이 이뤄지는 어떤 모임이든 간에 모두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백민정·최모란·황수연·심석용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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