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F80 수준+덴탈' 장점만 뽑아···숨쉬기 쉬운 마스크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일 울산 남구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뉴스1

1일 울산 남구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숨 쉬기 쉬우면서 침방울도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가 빠르면 이달 말 나온다. 덴탈 마스크와 보건용 마스크(KF 80~90)의 장점만 뽑아낸 '하이브리드형 마스크'인 ‘비말(침방울) 차단용 마스크(KF-AD)’다.

비말 차단마스크 의약외품 고시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지난달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처음 언급됐다. ‘KF OO’ 인증 고성능 보건용 마스크보다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운 데다 호흡하기도 한결 수월할 것으로 알려졌다. 착용 시 효과는 겉면이 방수 처리된 수술용 마스크(일명 덴탈 마스크) 못지않다고 한다.

기온이 올라간 요즘 덴탈 마스크의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또 다른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상용화 시기는 아직 확실치 않다. 현재 3~4업체가 생산에 필요한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일부터 바뀐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가 시행됐다. 핵심은 비말 차단용의 추가다. 기존 의약외품으로 고시된 마스크는 수술용·보건용 둘 뿐이지만 식약처는 개정 고시에 맞춰 세부허가 방안 안내문도 내놨다. 아직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시제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허가기준 등 정보로 성능을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연합뉴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연합뉴스

KF 80~90대 아닌 'KF AD'

비말 차단용은 보건용처럼 KF(코리아 필터) 표시 뒤에 성능을 나타내는 94(평균 입자크기 0.6㎛의 분진을 94% 이상 차단) 등 숫자가 아닌 AD(Anti Droplet)를 쓴다. 미세한 침방울 차단이란 의미다. 때문에 KF-AD 인증을 받으려면 깐깐한 방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실험조건은 이렇다. 250mL 비커에 물 100mL를 채운다. 이어 비커 위를 마스크 생산업체서 제작한 비말 차단용 마스크로 씌워 고정시킨다. 이 상태서 비커를 뒤집은 뒤 30분간 관찰한다. 이때 바닥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없어야 한다는 게 ‘액체 저항성’ 실험 조건이다. 덴탈 마스크의 경우 안감에 물감을 떨어뜨려도 겉면으로 투과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식약처, "코로나 확산서 침방울 차단 중요"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달 29일 중대본 브리핑 때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가장 중요한 성능으로 생각한 것은 액체의 저항성을 갖고 있느냐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비말, 즉 침방울 차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본체는 '얼굴이 닿는 안감-(바이러스) 필터-방수 처리된 겉면' 등 주로 3겹으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얼굴형에 따라 밀착이 가능한 와이어도 들어가 있다. 얇은 부직포를 사용해 장시간 써도 호흡곤란이나 습함 등 불편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덴탈마스크가 이런 구조다. 당초 미세먼지와 같은 분진을 막기 위해 제작된 보건용 마스크와 비말을 차단하기 위한 덴탈 마스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실험조건에 따라 덴탈 마스크는 KF 70~80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새로운 마스크의 디자인은 보건용·덴탈처럼 가로로 둥근 타원형이나 직사각형 모양이 예상된다.

초·중·고교생 등교 개학과 초여름 무더위가 맞물리면서 덴탈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중·고교생 등교 개학과 초여름 무더위가 맞물리면서 덴탈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안에 공급 가능 

식약처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이달 안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4곳의 마스크 제조업체가 생산에 필요한 허가신청을 냈다. 식약처는 시급성을 고려해 비말 차단용 마스크 허가 건은 먼저 심사할 방침이다.

수술용 마스크를 생산한 업체가 같은 재료·제조방법 등으로 관련 허가를 신청할 경우 효능입증자료·시험방법자료 등 제출 서류를 줄여줄 계획이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현재 공적 마스크와 달리 민간에 먼저 풀린다. 다만 수출은 금지된다. 1만장 이상 생산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기존에 주로 보건용·수술용 마스크 제조해온 업체를 비말 차단용 마스크 제품생산 쪽으로 유인하거나 독려할 인센티브는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센티브 부분은) 조달청이나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제조업계는 일단 신중한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일부 공장에서 출하됐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 정확하지는 않다”며 “앞으로 정확한 식약처의 고지내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 혜택 부분은 물론 요구하는 성능 부분도 실험방법마다 다른데 정확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