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스쿨존' 사고 어린이, 가해자에 오히려 90도 인사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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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자전거 추돌 사고 피해 어린이(초등학교 2학년)가 사고 직후 가해자에게 90도 인사를 한 이유가 가해자가 "야단을 쳐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장면. 한 차량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동을 들이받는 모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지난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장면. 한 차량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동을 들이받는 모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피해 어린이의 친누나는 28일 CBS노컷뉴스 인터뷰에서 (사고 직후 운전자가) 내려서 말 한 첫마디가 '너 (우리 애) 왜 때렸니?'였다”고 주장했다.

피해 어린이는 경찰 진술에서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는데 '멈춰봐라'는 소리가 들렸다"며 "당시에 차가 쫓아와 무서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누나는 "(사고 발생 전 놀이터가 찍힌) CCTV를 확인해보니 (운전자가) 동생을 10분 넘게 혼냈다"며 "동생이 '아이를 때리고 사과 없이 갔다'는 운전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가해자인 40대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에게 잠시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그냥 가버려 뒤따라가다가 사고를 냈을 뿐 고의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경주 스쿨존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1시께 경주시 동천동 동천초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했다. 40대 여성이 모는 SUV가 초등학생 아이를 뒤에서 들이받았고, 피해자는 다리를 다쳤다. 당시 가해자는 피해 아동이 자신의 딸을 괴롭힌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기 위해 뒤쫓아가던 중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는 피해 어린이의 친누나는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사고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누나는 "남동생이 운전자의 자녀(5살)와 다퉜는데 운전자가 뒤쫓아와서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또 "영상 속 운전자는 급브레이크는커녕 자전거 바퀴가, 아이의 다리가 밟힐 때까지 엑셀을 밟는다"며 "차에 내려서도 아이에게 '괜찮냐' 소리도 한마디 안 했다"고도 말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 이후 네티즌들은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 아니냐"며 가해자를 비난하고 있다.

경찰은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가해자가 고의로 사고를 냈는지를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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