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 "홍콩의 자유 후퇴, 좌시하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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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0일 타이베이빈관에서 집권 2기를 시작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양안관계와 관련해 '평화, 대등, 민주, 대화'의 8자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로이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0일 타이베이빈관에서 집권 2기를 시작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양안관계와 관련해 '평화, 대등, 민주, 대화'의 8자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로이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우리는 홍콩의 민주·자유·인권이 후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을 처리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페이스북에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것은 홍콩의 언론 자유와 사법적 독립의 입지를 축소시킨 것"이라며 "여야 입법위원(국회의원)이 중국 당국을 규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이어 "중국이 50년 불변의 약속을 깨뜨려 홍콩 정세의 악화, 역내의 평화와 안정에 충격을 주게 되었다"며 "대만은 국제 민주 진영의 파트너와 함께 협력해 홍콩과 홍콩인을 계속 지지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글의 말미에 '자유의 대만이 홍콩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앞서 대만 당국은 지난 28일 홍콩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전담팀 구성과 구체적인 지원책 공개 방침을 밝혔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천밍퉁(陳明通) 위원장은 입법원(국회) 내정위원회에 출석하면서 홍콩인의 (대만) 거주, 거처 마련, 보살핌을 3대 정책 목표로 삼아 1주일 내로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또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책을 팔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던 홍콩인 람윙키(林榮基)씨를 만났다. 1994년부터 홍콩 코즈웨이베이 서점을 운영하던 람씨는 2015년 중국 도시 선전에서 중국 정부가 지정한 금서를 팔았다가 구금돼 2016년 6월 홍콩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이 추진되자 신변 위협을 우려해 대만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지난 4월 타이베이에서 코즈웨이베이 서점의 문을 다시 열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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