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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경제민주화보다 새로운 것 내놓아도 놀라거나 비난 말라"

중앙일보

입력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당헌 개정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 임기를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로 연장하고, 김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비대위원 명단도 확정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악수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악수하는 모습. 오종택 기자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조직위원장회의에서 비공개 특강을 가졌다.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뒤 처음 참석한 당 공식 행사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때 사회주의자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으니 보수냐 진보냐 따져선 안 된다”며 “새로운 정책을 내놔도 놀라거나 비난만 하지 말고 잘 따라 달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본인이 생각해 둔 정책 아이디어나 당 개혁 방안 등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면서, 동시에 ‘반발하지 말고 잘 따라오라’는 당부 혹은 경고로도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기존에 보수 진영이나 통합당이 주장해왔던 것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어젠다를 던지겠다는 말로 들렸다”며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당시처럼 당내 혼란이나 반발이 없도록 미리 알리는 자리 같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두고 보시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미리 얘기하면 재미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또 기본소득과 관련한 질문에 “여러 가지 검토 대상이 되고 있을 뿐, 금방 기본소득을 어떻게 하겠다고 간단하게 결정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여의도연구원 해체설에 대해선 “앞으로 연구해봐야지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며 “머리를 짜내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연구소라는 간판만 붙인다고 연구가 되는 건 아니다.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당명 변경이나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관련 질문에 대해선 대답하지 않았다.

특강을 마친 뒤 차에 오르는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 오종택 기자

특강을 마친 뒤 차에 오르는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 오종택 기자

김 위원장은 특강 도중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참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특강을 듣고 있었다. 한 참석자는 “당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사례로 무상급식 논쟁을 들었다”며 “이를 들은 오 전 시장은 ‘지적을 수긍하며, 나도 그동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전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 특강 직후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통해 비대위 활동 기간을 내년 4월까지로 연장했다. 또한 김 위원장과 함께 당을 이끌 비대위원 명단도 이날 확정했다. 당연직으로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며, 재선의 성일종 의원과 초선의 김미애 당선인, 20대 국회에서 활동한 김현아 의원이 포함됐다. 또 30대인 김병민(38) 서울 광진갑 조직위원장, 김재섭(33) 서울 도봉갑 조직위원장, 정원석(32) 전 서울 강남을 당협위원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미래통합당 정우택 전국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정우택 전국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의 합당도 이날 의결했다. 두 당은 합당 수임 기구 회의를 통해 통합 방식과 당명 등을 논의하고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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