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기저귀 남성불임 유발위험

중앙일보

입력

플라스틱으로 안을 댄 1회용 기저귀가 고환의 온도를 높여 남성불임과 고환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킬대학 의과대학 소아내분비과 연구팀은 영국의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이 발행하는 ´소아질병기록´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내면이 플라스틱으로 된 1회용 기저귀가 재사용 가능한 면(綿) 기저귀보다 음낭의 온도를 최고 섭씨 1도까지 상승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음낭의 온도 상승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생식기관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팀은 신생아에서 생후 4.7년의 남자아이 48명을 대상으로 한번에 24시간씩 두차례에 걸쳐 음낭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 1회용 기저귀를 착용한 아이들이 면 기저귀를 사용한 아이들에 비해 음낭의 온도가 최고 섭씨1도 높았으며 나이가 가장 어린 아기일수록 음낭의 온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고환의 온도가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정자수 부족과 고환암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지난 25년동안 선진국들에서 남성들의 정자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남성불임율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이 보고서는 말했다.

영국의 경우 부부 6쌍중 한쌍꼴로 불임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들중 3분의 1이 남성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고환의 온도가 섭씨1도 높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고환의 정상적인 냉각 메커니즘이 손상돼 고환의 성숙과 정자의 형성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보고서들은 고환의 온도가 고환의 정상적인 발달과 정자수에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보고서들에 따르면 사우나를 하거나 열이 날 때와 같이 고환의 온도가 잠시동안 상승해도 생식기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몸을 죄는 팬티, 합성 호르몬 노출, 셀레늄 결핍도 남성불임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국생식학회의 팀 헤드글리 회장은 이 연구결과는 매우 놀랍고 중요한 것이라고 논평하고 1회용 기저귀가 음낭에 온습한 환경을 만드는 반면 면 기저귀는 습기를 방출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1회용 기저귀 생산업체들을 대변하는 영국흡수건강제품제조업협회의 피터 스티븐슨 대변인은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파리 AFP.d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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