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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20% 스트레스 –7%” 코로나 뉴노멀 2탄 주4일근무?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직장인들의 일상을 바꿔놨다. 재택근무와 자율 출퇴근제 등 다양한 근무제가 도입되면서다. 또 다른 '뉴노멀'이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일하는 날을 아예 줄이는 '주 4일 근무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코로나19 방역에 비교적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뉴질랜드다.

뉴질랜드 아던 총리, SNS서 도입 독려 #일본 MS, "도입해보니 생산성 향상" #"코로나19, 근무체제 전환의 시험장"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AP=연합뉴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AP=연합뉴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생중계 방송에서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주4일제는) 사용자와 노동자 간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코로나19 사태 때 재택근무 등 유연한 근무제도가 끌어내는 높은 생산성을 경험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그는 "사용자들에게 주4일 제를 도입하도록 강하게 장려하고 싶다”며 “이는 관광산업에도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을 통해 '주4일 근무제' 를 장려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캡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실시간 방송을 통해 '주4일 근무제' 를 장려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캡처]

아던 총리가 주4일 근무제를 들고나온 것은 관광업이 발달한 뉴질랜드의 산업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관광산업은 뉴질랜드 국내총생산(GDP)의 5.8%,  고용의 8.4%를 책임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외국인 여행자가 줄면서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면 국내 관광객이 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란 계산도 작용한 것이다.

뉴질랜드만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아니다. 무역과 해외여행이 줄어든 빈틈을 내수로 메워야 하는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CNN도 아던 총리의 발언을 앞세워 이미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을 조명하기도 했다.

◇주4일 근무제 해보니…

일본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8월 시범적으로 실시한 주 4일제 성과를 바탕으로 주 4일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8월 시범적으로 실시한 주 4일제 성과를 바탕으로 주 4일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뉴질랜드의 최대 자산운용사 퍼페추얼 가디언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년 전 주4일제를 2달간 시범 운영해본 뒤 전면 도입을 결정했다. CEO인 앤드루 반스는 당시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산성은 20% 증가하고 직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은 7% 정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한 달간 도입한 결과 사원 1인당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의 헨리 경영학교의 교수이자 조직행동전문가이인 카렌 얀센은코로나19가 유연한 근무 형태뿐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WP에 “과거에는 유연한 근무 제도가 (비효율적이라는) 오해도 받았다”며 “코로나19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모든 근무자가 똑같은 근무 체제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다만 나라마다, 업종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그 효과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긴 어렵다. 근무 시간이 줄 경우 벌이도 함께 줄 수 있고, 고용 형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코로나 19를 계기로 다양한 근무형태 실험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중에선 엔씨소프트가 4월 한 달간 주4일 근무제를 시행했고, 이달엔 출퇴근 시간을 자율화했다. 또 롯데그룹의 지주사는 주 5일 중 하루는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근무형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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