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로 백신 접종 지연돼...어린이 8000만명 목숨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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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백신 접종이 늦어진 어린이 수천만 명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발표가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WHO와 유니세프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합동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해 수십 개 국가에서 백신 접종에 지장이 생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면역 프로그램이 위협을 받고 있다. 가난한 나라든 부유한 나라든 상관없이 수천만 명의 어린이가 디프테리아·홍역·폐렴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분석에 따르면 최소 68개 국가에서 일상적인 면역 업무가 방해받고 있으며, 1세 미만의 유아 약 8000만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아동 예방접종 중단은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유니세프는 실제로 현재 27개 국가에서는 홍역 예방접종이, 38개 국가에서는 소아마비 예방접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 위해 예방접종이 중단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소 업무가 마비된 경우도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기 위해 의료계 종사자가 파견돼 백신 프로그램 유지가 어려워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포어 총재는 이어 백신을 맞지 못한 아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 대표도 “백신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공급망과 인프라를 무시한다면, 코로나19 백신이 나왔을 때 이를 공급하는 데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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