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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삼성서울병원 '메르스악몽'…4명 간호사 잇따라 확진

중앙일보

입력

삼성서울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4명이 연달아 나왔다. 모두 같은 층 수술방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이다. 방역당국은 '병원 내 감염'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감염원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병원 내 감염'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터라 이번 간호사들의 잇따른 감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층 수술방에서 무슨 일이, '병원 내 감염' 여부 오리무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힌 19일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야외주차장 옥상에 차려진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힌 19일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야외주차장 옥상에 차려진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층 수술방에서 무슨 일이

19일 오전 11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각기 한 브리핑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지난 18일 코로나19 양성이 나온 1번 간호사(29)는 지난 16일부터 미열과 인후통이 증세가 나타났다.

이 간호사는 흉부외과와 산부인과 수술이 이뤄지는 수술방에서 일해왔다. 병원은 1번 간호사가 38도에 달하는 고열이 나고 기침이 있자 자가격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18일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병원엔 빨간불이 켜졌다. 3층 수술방을 폐쇄하고 파악한 접촉자는 277명. 방역 당국은 접촉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에 들어갔고 19일 오전 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모두 같은 층에 근무하는 간호사였다. 1명은 같은 수술방에서 일했고, 2명은 같은 층의 '같은 구역' 수술방에서 근무하고 있던 간호사로 나타났다. '병원 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역 당국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의 남자친구에 대해서까지 '이태원 클럽' 방문 여부를 묻고 검사를 했다. 결과는 음성, 이태원 클럽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감염경로를 몰라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곳보다 수술장은 감염관리를 철저하게 하는데 초발환자가 병원 간호사, 환자, 다른 의료진일 수도 있어 감염원을 빨리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19일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전날 수술실 간호사 한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내 수술실 일부가 현재 폐쇄된 상태다. 병원 측은 "외래 진료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뉴스1

19일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전날 수술실 간호사 한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내 수술실 일부가 현재 폐쇄된 상태다. 병원 측은 "외래 진료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뉴스1

"오래전부터 목이 칼칼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에 따르면 1번 간호사의 접촉자는 의료진 38명과 수술환자 15명이다. 다른 3명의 확진 간호사 역시 같은 수술장이거나 같은 구역에서 일해 "접촉자가 대체로 겹친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1차 역학조사 결과 밝혀진 접촉자 277명 가운데 265명이 검사를 마쳤다. 3명의 간호사가 이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 160명은 음성이 나왔고, 102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12명은 이날 중 검사를 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1번 확진자가 초발환자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번 감염 간호사(40)는 지난 18일 오후부터 근육통 증세가 나타나 조기 퇴근을 하고 자가격리를 했지만, 3번 간호사(24)는 "오래전부터 목이 칼칼한 증세가 있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4번 확진 간호사(30)는 무증상이었다. 정 구청장은 "1번 확진자 어머니와 남자친구에 대해 검체 검사를 실시해 음성이 나왔다"며 "현재로써는 어느 확진자가 최초 감염자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로 정밀 역학조사를 해봐야 최초 감염자인지, 병원 내 감염인지 외부에 의한 감염인지를 판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추가 확진자 발생할까

강남구에 따르면 병원에서 밀접 접촉한 환자는 총 15명이다. 1번 확진 간호사가 수술에 참여해 접촉한 환자는 3명이다. 수술장 입구에서 환자 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접촉한 환자는 12명에 이른다. 수술방에서 접촉한 3명 중 1명은 퇴원했고 2명은 중환자실로 이동해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검사에선 음성이 나왔다고 한다. 나머지 수술장 입구에서 접촉한 환자 12명 가운데 6명은 퇴원한 상태로 확인됐다. 입원 중인 6명 가운데 5명은 음성이 나왔다. 1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퇴원 환자 6명에 대해선 이날 중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 구청장은 "아직은 코호트(집단) 격리 조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학조사를 실시해 추가 접촉자와 동선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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