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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투표음모론 판 깔았다···민경욱, 전화 좀 받으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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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18일 같은 당 민경욱 의원에게 “지상파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투표 음모론과 관련해 저랑 토론을 기획했다는데 좀 받으시죠”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왜 지상파 출신이 지상파에 판 깔아도 유튜브로만 가십니까”라며 이같이 적었다. KBS 앵커 출신인 민 의원은 최근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에 주로 출연해 사전투표 조작설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전화 못 받으셨다는데 전화 또 드릴까요”라며 이날 오후 3시 38분 민 의원에게 전화 건 기록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함께 올렸다.

민 의원은 4·15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앞장서 주장했다. 이날도 자신의 주장을 비판한 당내 인사를 향해 “자신의 것을 정당하게 지키려는 용기와 의리와 배짱도 없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지난 16일(페이스북)에도 “우파 정치인들은 이해력과 상상력이 부족해서 이번 선거부정 사태에 대한 확신도 없나”라며 “좌파들은 죄를 지은 사람도 자기편이면 지켜준다”고 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민 의원이 지목한 당내 인사에는 이 최고위원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은 지난 15일 이 최고위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거론하며 “그동안 숨죽이던 좌파의 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전날에는 “지금 부정선거를 파헤치려 노력하는 사람들 등 뒤에서 총질하는 당 내부 사람들(이 있다)”며 “제가 과문한 탓인지 지난 4년간 의정활동 하면서 단 한 번도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 총선 개표조작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서울 서초을 선거 투표지가 놀랍게도 경기 분당을에서 발견됐다”면서 선거 조작 의혹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후 공개했던 투표용지 6매가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된 실제 투표용지로 확인돼 ‘투표용지 탈취’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 총선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 총선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반면 이 최고위원은 민 의원의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강하게 부정해왔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한 방송에 나와 “(민 의원에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달 말 전화를 많이 했지만, 전화기 꺼져 있고 안 받으시더라”라고 했다. 지난 12일 “선거 시스템을 제물 삼아서 장난칠 거면 정치생명을 걸라”며 민 의원에게 날을 세웠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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