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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판다는 배곯고, 사슴은 배앓이 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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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 아기 판다 지아판판과 지아웨웨의 2019년 모습. [신화=연합뉴스]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 아기 판다 지아판판과 지아웨웨의 2019년 모습.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동물들의 삶에도 변화가 적지 않다. 13일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에 따르면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의 명물인 자이언트 판다 얼순(二順)과 따마오(大毛)가 당초 중국·캐나다간 계약 일정(2023년 송환)보다 2년 앞당겨 중국에 되돌아간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판다의 먹이인 신선한 대나무 수입이 어려워지면서다. 동물원 측은 1주일에 두 차례 항공편으로 중국에서 대나무를 받아왔지만, 코로나19 이후 항공편이 여의치 않아졌다. 판다는 원래 먹던 신선한 대나무가 아니면 위장병을 일으키는 등 식성이 매우 예민하다. 까다로운 식성에다 번식시키기도 어려운 자이언트 판다는 전 세계 1800마리만 남아 국제자연보호연맹 멸종위기종 명단인 ‘레드 리스트(Red List)’에 올라 있다.

캘거리 동물원, 대나무 공수 못해 #판다 4마리 중국에 조기 송환키로 #과자 주는 관광객 줄자 사슴 설사 뚝 #도쿄엔 배고픈 쥐들 수시로 출몰

2014년 캐나다로 건너온 얼순과 따마오는 토론토 동물원에서 새끼 두 마리를 낳은 뒤 2018년 캘거리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얼순과 따마오가 낳은 지아판판과 지아웨웨는 올해 내 중국에 돌려보내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에 판다를 빌려주는 형태로 ‘판다 외교’를 하고 있다. 한국에도 1994년 수교 2주년을 기념해 밍밍과 리리를 보냈는데, 한국 정부가 외환위기 때 되돌려 보냈다. 2016년 시진핑 방한 때 다시 두 마리를 데리고 왔다.

일본 나라 현 나라공원의 사슴들이 센베이 가게 주변에 모여있는 모습. 서승욱 특파원

일본 나라 현 나라공원의 사슴들이 센베이 가게 주변에 모여있는 모습. 서승욱 특파원

일본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동물들의 생태에 변화가 생겼다고 12일 마이니치 신문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과거 도쿄의 아카사카(赤坂) 등 번화가에서 출몰하던 쥐들이 최근엔 주택가 풀숲에서 풀을 뜯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주야불문 거리를 횡단하는 쥐들을 봤다는 얘기도 SNS에 올라온다. 일본 ‘쥐박멸협의회’측은 “식당 휴업 등으로 음식쓰레기가 줄어 먹이를 구하려는 쥐들이 노상에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본의 국가천연기념물인 나라(奈良)현 나라시 나라공원의 사슴들은 관광객들이 주는 간식이 줄며 건강상태가 오히려 좋아졌다고 한다. 마이니치는 “원래 사슴 주식은 나뭇잎이나 잔디지만, 관광객들이 먹여주는 ‘사슴 센베이’(주원료는 밀가루·쌀겨)를 많이 먹어 설사하는 사슴들이 많았다”며 “관광객 감소로 설사하는 사슴들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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