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피해 본 중소기업에 대출 5조원 더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시중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에 5조원 더 대출해줄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리기로 하면서다.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으로선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은 소상공인이 자금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찾은 소상공인이 자금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이 14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30조원에서 35조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은이 낮은 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시중은행이 지원대상 기업에 저리로 대출을 실행하면, 한은이 대출금액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지난 3월 17일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0.75%에서 0.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은 2월 27일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이미 한 차례 늘렸다. 이번에 5조원을 더 늘리면서 중소기업에 최대 10조원의 자금을 공급하는 셈이다. 지난 2월 증액한 5조원은 4월 말 기준으로 81%가 소진됐다. 일부 지역본부에선 100% 대출이 진행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와 3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시중은행 대출이 약 6조원 증가했다”고 말했다.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4대 시중은행 기준)는 2.84%였다. 일반 중소기업 대출금리보다 0.4~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한국은행. 연합뉴스

이번에 증액하는 5조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를 입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전액 지원된다. 서비스업은 전체가 지원 대상이다. 제조업 및 기타 업종은 한은 지역본부가 해당 지역의 피해 상황을 고려해 지원 대상을 선정할 예정이다. 5조원은 지방과 서울에 각각 4조원과 1조원이 배정된다. 업체당 한도는 5억원이고, 만기는 1년 이내다. 이번 추가 자금은 오는 18일부터 9월 말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최재효 한국은행 금융기획팀장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자금 사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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