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 30% 베트남에서 생산한다···'탈중국' 가속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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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사진 애플코리아]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사진 애플코리아]

애플이 중국에서 전량 생산하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베트남에서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들어 에어팟 전체 출하량 중 30% 정도(300만~400만 개)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위탁업체가 3월부터 생산 시작 #코로나로 '중국발 리스크' 현실화되자 #생산 거점 분산 속도 낼 것이란 전망 #확진자 300명 밑도는 베트남에 주목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에어팟 베트남 생산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중국계 하청업체 2곳(럭스셰어·고테크)이 베트남 생산을 맡았다. 두 회사는 그동안 베트남에서 유선 이어폰을 생산해 애플에 납품해왔는데, 해당 설비를 이용해 에어팟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맥북 등 주력 제품 생산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거점이 1곳에 집중될 경우 발생하는 리스크를 분산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또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아이폰에도 고관세를 적용할 수 있다'는 등 압박을 가한 것도 정책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엔 애플이 공급 업체들에 생산량의 15∼30%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인도에서 조립한 아이폰 XR 모델을 시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발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애플의 생산 거점 분산이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베트남은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코로나19 감염자 수도 300명을 밑돌아 중국에서 공급망 이전을 노리는 세계 기업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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