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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vs V자 반등…오늘 美실업률 '진실의 순간' 발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실업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 실업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 노동부가 8일(현지시간) 4월 실업률을 발표한다. 해고가 비교적 자유로워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미국에선 실업률이 실물경제의 주요 가늠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2월 말부터 본격화한 미국에선 이번에 발표되는 4월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물론 세계 경제가 8일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맞는 셈이다.

지난 5일 미국 뉴욕 브룩클린의 한 상점이 폐점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AFP=연합뉴스

지난 5일 미국 뉴욕 브룩클린의 한 상점이 폐점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AFP=연합뉴스

시장은 최악 또는 차악에 대비하고 있다. 실업률 예상 수치는 20% 전후가 언급되는데, 차악은 15% 안팎, 최악은 25% 이상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지난해 10월 호황의 절정이었던 미국 경제의 실업률은 3.5%로, 반세기만의 최저점이었다. 지난 3월 실업률은 4.4%으나 이번에 발표될 실업률은 배가 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다.

단초는 이미 나와있다. 실업 수당을 신청한 미국인의 숫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7주 동안 누적 총계 3350만명을 넘겼다. 미국 노동부 7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인 4월26일부터5월2일까지 실업수당을 신규로 청구한 건은 316만9000건이다. 그 전주의 384만건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증가세는 여전하다.

미국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 수 급증. 그래픽=신재민 기자

미국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 수 급증. 그래픽=신재민 기자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는 3월 셋째 주(330만건)→3월 넷째 주(687만건)→4월 첫째 주(661만건)→4월 둘째 주(524만건)→4월 셋째 주(444만건)→4월 넷째 주(384만건)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 해고된 노동자들이 폭증한 것을 고려하면 8일 발표될 4월 실업률은 최악 수준일 것”이라 전망했다. 블룸버그 소속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허스비는 7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하락하고 있다고는 해도 실업률이 최악 국면을 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락다운(lockdownㆍ격리) 등 경제활동 중단 상황의 고삐가 조금씩 풀리면서 경기의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 주요 주(州) 정부가 곧 일부 소매 및 제조업 등의 영업을 허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영업 재개를 고려 중인 페이머스 데이브 레스토랑 체인의 제프 크리벨로 대표는 WSJ에 “곧 직원들을 다시 고용할 것”이라며 “직원들 역시 일하고 싶은 의지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격리 및 상점 폐쇄 조치를 해제하라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격리 및 상점 폐쇄 조치를 해제하라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물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이번 8일 발표되는 실업률은 경기의 바닥을 상징하며 이젠 반등할 일만 남았다고 해석하는 이들도 나왔다. 주로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서다. 지난 5일 “올해 하반기면 경기 회복이 시작될 수 있다”(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 “미국 경제는 2분기에 가장 심하게 궤도를 이탈한 뒤 3분기의 과도기를 거쳐 4분기엔 정상화될 것”(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Fed 총재)라는 발언이 쏟아졌다. 7일엔 애틀랜다 Fed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이 “전면적 경제 불황의 위험은 줄었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실이라면 올해 2분기 최악을 거쳐 V자 반등을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 경제는 실업률 폭등을 기점으로 본격 ‘R(recessionㆍ침체)의 공포’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두고 -34%(골드만삭스) -40%(JP모건)이라는 불길한 예상치도 나와 있는 상황이다. 8일 발표되는 실업률이 안갯속 전망의 실마리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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