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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 센데 클럽선 마스크 벗었다…"용인 환자, 위험 조건 다 갖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용인의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수도권 집단감염 우려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 조사 결과 이 환자가 확진 전 들렀던 이태원 소재 클럽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클럽 내 접촉자 가운데 추가 감염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8일 오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 입구에 구청의 일시 폐쇄 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 입구에 구청의 일시 폐쇄 명령서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20대 용인 확진자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자는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지인과 직장 동료 각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2명은 확진자가 지난 2일 새벽 들렀던 이태원 소재 세 곳의 클럽 접촉자에서 나왔다.

"환기 안되는 밀폐 시설서 밀집한 접촉"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가장 많은 접촉자가 발생한 곳은 이태원에 있는 클럽”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클럽 관련 접촉자는 종업원(73명)과 19~37세 방문자(약 1500명) 등 모두 1500명이 넘는다.

다만 1500여명 가운데 노출 정도에 따라 감염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 정 본부장은 “(방문자)1500여명은 출입자 명부를 전체 파악한 숫자”라며 “해당 방문 시점 전후의 감염 노출자에 대해서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유흥시설인 경우 출입 명부를 정확하게 기재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카드 조회라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 보완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뉴시스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뉴시스

20대 용인 확진자의 동선이 광범위해 접촉자가 많은 데다 감염력이 높은 초기에 노출이 이뤄졌단 점에서 추가 감염자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 본부장은 “발병 초기 가장 전염력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검사를 해 본 결과 (20대 확진자의)바이러스양이 상당히 높았다. 전염력이 높은 시기에 시설(클럽)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확진자는 클럽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바이러스를 많은 사람에게 퍼뜨렸을 수 있다. 정 본부장은 “대기하면서는 마스크를 썼지만, 실내로 들어가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굉장히 밀폐된 곳에서 아주 밀접한 접촉이 일어났다.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시설에서 아주 밀집한 접촉이라는 위험한 조건을 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뉴시스

지난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7일 오후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뉴시스

용인 확진자가 클럽을 제외하고도 확진 전 식당과 숙소 등 여러 곳을 다닌 만큼 접촉자 규모는 더 불어날 수 있다. 정 본부장은 “확진자의 직장, 방문했던 식당, 숙박시설, 클럽 등에서의 추가적인 접촉자 파악과 감염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접촉자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지난 2일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해당 클럽이 아니더라도 이태원 일대에 있었을 경우 증상이 있으면 신고를 당부했다.

아직 20대 용인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특정짓지 못했다. 정 본부장은 “확진되기 2주 전까지의 동선을 파악해서 역추적하면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환자를 중심으로 한 15명의 감염자 가운데 증상 발현일 등을 기준으로 용인 확진자가 초발 환자로 판단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15명 확진자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용인시 사례를 초발환자로 보고 있고, 감염경로를 추적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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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본부장은 “유흥시설 감염 사례는 느슨해진 방역수칙 준수에 경각심을 주는 사건”이라고 강조하면서 “환기가 안 되는 밀폐·밀집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고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집단발병을 계기로 아직 코로나19가 진행 중이다”며“방심을 하거나 경계를 늦추게 되면 언제든지 집단발병으로 급속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다시 한번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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