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주 '코로나 실직' 310만 명 … 7주만에 가장 적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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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미국인들이 지난달 17일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의 고용센터 앞에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미국인들이 지난달 17일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의 고용센터 앞에 줄 서 있다. [AP=연합뉴스]

지난주 미국에서 310만 명 넘는 근로자가 실업수당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셧다운 된 이후 7주 동안 실직한 미국인은 3350만 명으로 집계됐다.

미 노동부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310만 명" #'코로나 봉쇄' 후 최저…7주 누적 3350만 명 #"실업, 바닥 찍었다"…4월 실업률 20% 전망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월 26일~5월 2일) 316만9000건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접수됐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일주일 전(384만6000건)보다 67만7000건 줄었다. 5주 연속 감소세이며, 지난 7주간 신청 건수가 가장 적었다. 3월 마지막 주에 686만7000건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이번 달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수순으로 들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마이클 모란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감소세가 가팔라서 바닥에 빨리 도달했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가 정상화에 시동을 걸면서 실직 속도는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이번 주말까지 일정 부분 경제를 다시 열 계획이다. 주 정부의 영업 중단 명령으로 문 닫았던 유통업체와 음식점·운동시설 등이 영업을 재개하면 일시 해고는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항공·호텔·차량호출업체 등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업종에서는 여전히 대량 해고가 진행 중이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는 6일 세계 직원의 14%인 37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직원 4분의 1에 해당하는 1900명을 정리 해고한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줄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해 자택대기 명령을 다시 내리고 경제를 봉쇄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전히 일주일에 300만 명 넘게 실직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사태를 향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8일 발표되는 4월 미국 실업률이 최고 20%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월 실업률은 3.5%로 50년래 가장 낮았다.

WSJ는 전문가를 인용해 "경기 부양책과 순차적인 미국 경제 재개가 노동시장 안정을 돕겠지만 2분기 실업률은 20%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1948년 월별 실업률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치로 예상된다. 대공황 당시 실업률은 24.9%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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