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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이낙연, 이천 유족과 대화 등골 오싹” 이낙연 “부끄럽게 생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6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유가족을 전날 조문하면서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조문 때 유족과 언쟁 같은 문답 #유족 “대안 갖고 와라, 장난합니까” #이낙연 “장난으로 왔겠습니까”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6일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관련 간담회 도중 문자를 보고 있다. 전날의 이천 참사 조문 논란에 대해 ‘다시 방문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6일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관련 간담회 도중 문자를 보고 있다. 전날의 이천 참사 조문 논란에 대해 ‘다시 방문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임현동 기자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회의가 끝난 뒤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를 아프도록 이해한다. 그런 유가족의 마음에 저의 얕은 생각이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그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저의 수양 부족”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도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이날 회의 중에 ‘(빈소에) 다시 찾아간다는 것은 잘못을 시인하게 되는 것’이란 내용의 스마트폰 수신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이천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유족들이 “무슨 대책을 갖고 왔느냐”고 언성을 높이자 “현직이 아니니 말씀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가 계속되는 대안 요구에 “제가 현재 국회의원이 아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족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언쟁 같은 문답이 이어졌다.

▶유가족=“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와준 분이 누가 있나요.”

▶이 위원장=“총리가 다녀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가족=“대안을 갖고 오시오. 유가족과 장난합니까.”

▶이 위원장=“장난으로 왔겠습니까.”

▶유가족=“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

▶이 위원장=“(사람들은) 제가 모은 게 아닙니다.”

▶유가족=“그럼 가시라.”

▶이 위원장=“네. 가겠습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황규환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 ‘오만한 민주당 버릇, 잡아놓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한 이 위원장이 자신도 오만해진 게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대변인은 이 위원장을 비판하는 취지로 2016~2017년 대권 행보를 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기름 장어’에 빗대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만 한다”고 한 당시 민주당 논평을 인용했다. 민생당 정우식 대변인은 “알맹이 없는 조문으로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논란이 된 문답을 올리고 “머리만 있고 가슴은 없는, 이성만 있고 눈물은 없는 정치”라며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이신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이 위원장 사과 이후엔 “이 위원장의 모습에 대인의 풍모를 느낀다”고 적었다.

현일훈·김홍범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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