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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잘 지켜냈다고? 3월 ‘온전히’ 일하는 사람 확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급여 수급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설명회장에서 구직자들이 급여 수급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 충격이 정부 발표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성신여자대학교 박기성 교수팀에게 의뢰해 6일 발표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연구 결과다.

3월 취업자 감소율, IMF와 맞먹어

전일제(Full Time) 환산 방식은 일주일에 40시간을 풀타임으로 일한 사람을 1명으로 산정한다. 일주일에 20시간만 일하면 전일제 환산으로는 0.5명, 60시간 일하면 1.5명으로 간주한다. 단순히 계약상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가 아닌, 통상 하루 8시간인 근무시간을 온전히 소화하며 급여를 받는 근로자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일제 환산 방식으로 취업자 규모를 구해본 결과 3월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6%나 하락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자 감소율 0.7%보다 약 10배나 가파른 수치다. 취업자 감소율 –7.6%는 IMF 외환위기 당시(-7.0%)와 맞먹는 수준이다. 통계청의 계산 방식은 일주일에 1~2시간을 일해도 취업자 1명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정부 통계보다 2~4배 타격 

업종별 타격도 정부 발표보다 더 심각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3월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율은 ▶교육 서비스업 –5.4% ▶숙박·음식점업 –4.9% ▶도매 ·소매업 –4.6% 순으로 컸다. 그러나 전일제 방식으로 환산해 보니 ▶교육 서비스업 –24.9% ▶숙박·음식점업 –14.6% ▶도매·소매업 –11.2% 등으로 통계청 통계보다 2배, 많게는 4배 이상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업종들을 전일제 기준으로 환산해 보니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3.9%, 운수·창고업은 –5.4%,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무려 –16.8%를 기록해 취업자 수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창고업에는 항공업 종사자들이 포함돼 있는데 최근 항공 업계에서 대규모 일시휴직이 이어진 것이 반영된 것이다. 여가관련 서비스업에도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지목된 노래방, PC방 등의 시설이 포함돼 그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통계청 3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60대 이상 노인층은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늘어났다(7.4%). 하지만 전일제 환산방식으로는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인층의 실질적 고용과 소득 상황이 정부 발표보다 더 크게 악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기성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실질적 일자리가 훨씬 더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대규모의 실업을 일시적, 단기적으로 막아내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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