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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물놀이객 안보인다···12만명 찾은 제주 '방역 비상'

중앙일보

입력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최충일 기자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해안 백사장을 따라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곳은 제주도 서쪽을 대표하는 유명 해변으로 정식 개장 전이지만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를 제주에서 보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상당수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제주도가 권고하는 관광객간 2m 거리 유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협재해수욕장 해변엔 마스크 안쓴 물놀이객 #제주도 “마스크 안 쓰면 관광지 못 들어가” #황금연휴 22만명 방문 추산, 감염 불안 여전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최충일 기자

1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30일 찾은 제주관광공사(JTO) 지정면세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은 출입이 제한됐다. 제주도가 이번 황금연휴를 앞두고 관광지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을 불허하라”는 권고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오전 이 면세점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은 마스크가 없어 입장을 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제주관광공사측은 준비해둔 마스크를 미착용자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관광객 고모(49·서울시)씨는 “코로나19의 경우 비말에 의해 전염이 이뤄지는 만큼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있다”며 “관광객은 물론 우리를 맞이하는 제주도민들을 위해서라도 개인 위생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제주관광공사(JTO) 지정면세점에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제주관광공사(JTO) 지정면세점에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만여 명에 이른다. 당초 예상했던 11만2000여 명에 비해 8000여 명이 더 많다. 지난 30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4만6940명에 달해 성수기 수준(4만5000여 명)을 회복했다. 전날까지 예상했던 4만500명보다 6440명이 더 많다. 전날인 29일도 3만5000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1587명이 더 몰려 3만6587명이 제주를 찾았다.

 제주도는 지역 감염을 막기 위해 발열검사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입도객을 대상으로 검사를 강화했다. 우선 지난 29일부터 발열 검사 때 이상 온도 기준을 기존 37.5도에서 37.3도로 낮췄다. 이 기준을 넘어서는 발열자와 건강 이상자가 제주를 방문하면 건강기초 조사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하고 의사 소견에 따라 제주공항 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제주관광공사(JTO) 지정면세점 직원이 면세점 입구 인근의 에스컬레이터를 소독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제주관광공사(JTO) 지정면세점 직원이 면세점 입구 인근의 에스컬레이터를 소독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모든 입도객은 항공기 탑승 전부터 도착 후 렌터카와 대중교통, 관광지, 숙박업소를 이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를 알리기 위해 공항과 주요 시설의 돌하르방 40기에도 마스크를 씌웠다. 원희룡 제주 지사는 “전방위적 지원 안내에도 불구하고 증상을 숨기는 경우에는 모든 행정적,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한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 체온체크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달 30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한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 체온체크를 하고 있다. 최충일 기자

특별 입도 절차를 시행하다보니 일부 황당한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로 돌아가기 위한 표를 예약해 달라거나, 펜션 등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싶다는 민원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도를 피난처로 생각해 제주에서 격리하고 싶다고 문의하는 전화가 자주 온다”며 “자가 격리는 원칙적으로 본인의 거주지에서만 가능하며, 본인이 스스로 예약한 호텔, 펜션 등은 자가격리시설로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휴 기간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대체지로 제주를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이 기간 제주여행을 계획하는 국내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황금연휴 제주여행 계획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황금연휴 기간 제주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응답자의 56.1%가 '해외여행 대체지로 적절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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