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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현장 감식서 나온 '산소용접기'…화재 원인 밝혀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8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이 1일 합동으로 2차 현장감식을 벌였다. 이번 감식에선 8명의 사망자가 나온 지하 1·2층에 대한 점검이 주로 이뤄졌는데 산소용접기를 비롯해 절단기나 전기톱 등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자재 13점도 수거됐다.

2차 현장감식, 희생자 유류품 12점과 건설자재 13점 수거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30일 오전 경찰,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와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7개 기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날 감식에서는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의 폭발을 일으킨 화원(火原)을 규명하는 작업이 주로 이뤄졌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은 복층 건물 구조처럼 계단으로 지하 1층과 지하 2층이 이어져 있고 다른 쪽은 개방된 구조라고 한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곳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이 곳에선 우레탄폼 희석 작업과 엘리베이터 설치 작업이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요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지하부 구조가 복잡해서 발화지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화 지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물류창고 지하 1·2층에서 산소용접기와 절단기, 전기톱, 파이프 등 건설현장 기자재 13점도 수거했다. 건설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작업 공구들이지만 절단기 등은 사용할 때 불꽃 등이 튈 수 있다.

경찰은 "지하부에서 산소용접기가 발견됐으며, 지상층에서도 유사한 용접기가 발견되는 등 일반적인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공구가 발견돼 수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원인을 규명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당국 등은 우레탄폼 작업을 하면서 발생한 유증기가 외부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 상태에서 확인되지 않은 불씨 등 화원을 만나 폭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발견한 산소용접기 등 작업 공구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화재 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감식을 의뢰했다. 또 건물 지상과 지하를 오가며 희생자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와 옷, 안경 등 총 12점도 수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뼛조각으로 추정되는 것도 발견이 됐는데 심하게 탄 상태라 육안으로는 시신인지 물건이 탄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아서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며 "추후 3차, 4차 감식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천 냉동·냉장 물류창고 공사현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천 냉동·냉장 물류창고 공사현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편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쯤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해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수원=최모란·권혜림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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