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 가족, 발병 위험 17배 높다..주요전파 경로는 부모→자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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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환자의 가족은 일반인보다 결핵에 걸릴 위험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전파 경로는 부모에서 자녀로 확인됐다. 가족 접촉자라도 결핵 검진을 받으면 발생 위험이 60%나 떨어졌다.

검진시 발생 위험 60%↓

질병관리본부는 2015~18년 결핵 환자 가족 접촉자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결핵균 현미경 사진

결핵균 현미경 사진

기침이나 대화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결핵은 매일 시간을 같이 보내는 가족이나 동거인에게 옮기기 쉽다.

같은 가족 접촉자라도 검진 여부에 따라 발병 위험이 크게 차이 났다.

질본이 가족 접촉자 검진 대상자 13만8335명을 조사했더니 13만7702명(99.5%)이 결핵 검사를 받았고 1180명(0.9%)이 결핵으로 확인됐다. 잠복결핵 감염 검진을 시행하지 않은 검진 대상자 5만3565명 중에서는 544명(1.0%)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은 됐으나 실제 발병은 하지 않은 상태다.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지만, 이 중 10명 중 1명꼴(10.0%)로 결핵(활동성 결핵)이 발병한다.

질본은 “결핵 환자의 가족 접촉자가 검진을 받으면 미검진자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을 60%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가족 접촉자가 검진에서 잠복결핵으로 확인돼 치료하면 치료하지 않은 경우봐 결핵 발생 위험을 74%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검진을 받지 않은 가족은 검진과 잠복결핵 감염을 치료한 경우보다 결핵이 발병할 위험이 6.11배 높았다.

가족 접촉자의 역학적 특성을 분석했더니 검진 대상자와 지표환자의 관계는 ▶자녀(손주 포함, 43.2%), ▶배우자(29.9%), ▶타동거인(14.9%), ▶부모(12%) 순으로 확인됐다. 질본은 “결핵 감염 고위험군인 가족 간 전파경로가 주로 부모 및 조부모로부터 자녀로 진행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질본은 “가족 접촉자는 결핵 발병 위험이 일반 인구 집단에 비해 약 17배 높은 고위험군”이라며 “접촉자조사를 통해 결핵 전파 차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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