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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못막는다…올 여름 4년전보다 독한 '역대급 더위'

중앙일보

입력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남극 사우스셰틀랜드 제도 인근 바다. [AFP=연합뉴스]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남극 사우스셰틀랜드 제도 인근 바다. [AFP=연합뉴스]

세계 기상학자들이 올해가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대기 질이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될 수도 #엘니뇨 현상 없음에도 이례적 더위 #2016년 폭염 재현되나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가 188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을 74.7%로 예측했다. 영국 기상청은 50%라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역대 가장 더운 해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2016년이고, 그다음이 2019년이다.

하지만 올해 그 기록이 깨질 징조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NOAA와 유럽연합(EU) 산하 기후변화 감시기구 등에 의하면 지난 1월은 역대 가장 더웠고, 1~3월까지 평균 기온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실제로 지난 2월 9일에는 남극 대륙에서 사상 처음으로 영상 20도가 넘는 기온이 측정되기도 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가 엘니뇨 현상이 없음에도 고온이 이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불규칙적인 주기로 반복되는 엘니뇨는 태평양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이다. NOAA 국립환경정보센터의 데릭 아른트는 “엘니뇨 현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따뜻한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정리하면 올해 1~3월 평균 기온은 2016년에 비해 낮았지만, 올해 남은 기간에도 더운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2016년보다 연평균 기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은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받은 상반기에만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았다.

2020년 1월(위)와 2020년 3월(아래) 유럽 대륙 이산화질소 농도를 표시한 이미지. 붉을수록 대기 중 이산화질소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눈에 띄게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줄며 이산화질소 농도가 낮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1월(위)와 2020년 3월(아래) 유럽 대륙 이산화질소 농도를 표시한 이미지. 붉을수록 대기 중 이산화질소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눈에 띄게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줄며 이산화질소 농도가 낮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는 등 대기 질 개선에 도움이 됐지만, 기후 변화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여전히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카르스텐 하우스테인 영국 옥스포드대학 기후전문가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팬데믹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잠시 줄었지만, 기후 위기는 계속된다”며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지속 가능한 운송 수단을 늘리는 촉매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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