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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청소년의 자위행위

중앙일보

입력

한 어머니가 상담을 요청해왔다. 네 살된 아들이 자위 행위를 해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엎드려서 노는 경우가 많고 침대 모서리에 아랫배를 대고 문지르고, 목욕을 시켜줄라치면 고추가 커진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행동이라며 화를 내고 때려도 보았는데 별 무 효과라고 했다. 엄마로서 아이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러나 나중에 커서 정신적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28세의 직장남성인 모씨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우울하다. 항상 피곤하고 잡념에 사로 잡혀있으며 성적인 욕구가 감퇴되어 몸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이 사춘기 때부터 자위행위를 많이 해서 그런다고 생각한다. 수치심과 죄악감에 사로잡혀서 사람들 앞에 서기가 어렵고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한다.

<font color="#0066ff">자위행위란 무엇인가? </font>

자위행위(masturbation)란 성적(性的)으로 자신 스스로를 자극하는 행동을 일컫는다.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처음 표현되는 성행동이다. 수음이라고도 불린다.

<font color="#0066ff">자위행위는 언제 시작될까? </font>

부모들이 잘 알다시피 아기들이 몸의 운동조절이 가능해지면서 자신의 성기부위를 만지거나 비비는 행동이 시작된다. 단순하게 자신의 신체부위를 탐색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의미 있는 성적인 자기자극 행동일까 하는 논란이 있다. 일반적인 의미의 자위행위는 보통 만 3세에서 6세사이에 시작된다. 7세에서 12세 사이에 차차 감소하던 자위행위는 청소년기 들어 다시 급격하게 증가한다.

<font color="#0066ff">소아와 청소년에서의 자위행위 실태는 어떤가? </font>

Kinsey 등의 보고(1953)에 따르면 만 15세 소년들 중 82%가 자위행위를 하는 반면, 15세 소녀의 20%가 자위행위를 한다고 했다. 그 뒤에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20세를 기준으로 남성의 85%, 여성의 60%가 자위행위의 경험이 있다고 한다. Kinsey의 보고가 이루어진 50년대에 비해 현재에 이르러서는 10대 여성의 자위행위가 증가되는 경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세 남성의 92%, 여성의 30%가 자위행위를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

<font color="#0066ff">자위행위에 대한 청소년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font>

이러한 자위행위 자체의 증가 경향에도 불구하고 자위행위에 대한 죄악감이나 불안은 계속되는 것 같다. 10대 여성의 57%, 남성의 45%가 자주 이러한 부정적인 느낌을 보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65.6%의 청소년들이 자위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중에서 64.4%가 그 이유는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font color="#0066ff">자위행위의 긍정적인 측면은 없는가? </font>

자위행위는 청소년기의 중요한 어떤 측면들 즉, 성적인 긴장을 완화시켜 주고, 안전한 성적인 실험으로서의 수단이 되며, 성적인 자신감을 높여주고, 성적 충동을 조절하며, 외로움을 줄여주고, 일반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을 방출하는 기능도 있다. 청소년기의 자위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라면 호르몬대사와 성적 욕구를 억제시키는데 오히려 이롭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font color="#0066ff">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font>

어떤 부모는 묵인하고 일부는 죄악시한다. 노골적으로 자위를 금지하는 부모도 있고 단순히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도 있다. 만일 자녀에게 나쁜 짓이라고 주입하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중단될 수 있겠으나, 자위행위에 대한 지나친 죄책감 때문에 정신적 문제가 생기거나, 나중에 아이들이 성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게 되어 성인기의 성생활에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다.

도덕적인 판단으로 억압하거나 금기시하는 것보다는 자위행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즉, 자위행위는 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생리적 현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권장할 것은 아니지만 죄악시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지나쳐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오거나 학업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개입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성 에너지를 건전하게 발산 시켜주고 승화시키는데 부모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운동을 권장하고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가족간의 성에 대한 열린 대화와 명랑한 분위기를 통하여 생활의 활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좋겠다. 혼자만의 시간보다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대인관계와 인생의 목표에 에너지를 쏟아 부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병적으로 자위행위에 집착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는 전문가에게 조기에 의뢰한다.

자위행위는 어느 연령, 어떤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성적 욕구의 표현일 수도 있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최영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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