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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지는 KF94인데 안에서 나온 것은 '일반 마스크'…2명 구속

중앙일보

입력

장당 400원~600원에 파는 일반 마스크를 장당 2500원인 KF94 등급 보건용 마스크로 둔갑시켜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A씨(44) 등 2명을 구속하고 B씨(53)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A씨 등에게 압수한 불법 마스크와 제작 기계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A씨 등에게 압수한 불법 마스크와 제작 기계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들은 지난 2월 3일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경기도에 있는 한 비닐포장지 제조공장에서 가짜 KF94 마스크를 만들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로, 식약처가 보건용 마스크 성능을 인증하는 마크다.
A씨 등은 KF94 보건용 마스크 포장지를 위조해 제작한 뒤 일반 마스크를 넣어 재포장하는 수법으로 불량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만들어져 유통된 가짜 KF94 마스크만 37만장 정도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비닐포장지 제조업자인 B씨 등과 짜고 실제 유통되는 정품 KF94 마스크 제품의 포장지 도안을 비슷하게 위조해 마스크 85만개를 포장할 수 있는 분량인 10만8000m의 가짜 포장지를 제조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지 않은 벌크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해 포장지에 넣고 가짜 마스크를 만든 뒤 시중에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산 벌크 마스크는 장당 400원~600원 하는 저가 마스크다. 하지만 KF94로 포장지가 바뀌자 마스크 가격도 2500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해 포장지 인쇄용 동판 업체를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벌여 A씨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또 이들이 만든 포장지 인쇄용 동판 5개와 마스크 포장 작업에 사용되는 실링기 3대, 위조된 마스크 포장지 5만6000여장, 제작된 가짜 마스크 190여개를 압수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A씨 등에게 압수한 불법 마스크와 정품 마스크 비교 사진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A씨 등에게 압수한 불법 마스크와 정품 마스크 비교 사진 [사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경찰은 압수한 동판과 마스크 포장지 등은 전량 폐기할 방침이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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