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여당 원내사령탑 누구? 김태년·전해철·정성호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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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왼쪽부터)

김태년, 전해철, 정성호(왼쪽부터)

‘친문(친문재인) 주류 당권파냐, 무계파 비주류냐’

오늘 등록 마감 내달 7일 경선 #비문 정성호 “계파 종식” 첫 출사표 #초선 68명, 이낙연 지지 얻기 관건 #시민당은 합당 전이라 경선 배제

27일 후보 등록과 함께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 구도를 압축하면 이렇게 요약된다. 민주당은 28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고 내달 7일 경선을 치른다. 21대 국회 ‘수퍼 여당’을 이끄는 첫 원내 사령탑이다. 현재까지는 친문 당권파 그룹 가운데 김태년(4선) 의원과 전해철(3선) 의원, 비당권파 그룹의 정성호(4선) 의원 간 3파전 양상이다.

27일 출마선언을 하며 치고 나간 이는 스스로를 “사심 없는 무계파 비주류”라고 한 정 의원이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출신과 인맥을 위주로 하는 계파, 심지어 특정인을 중심으로 하는 계보정치는 지양돼야 한다. 경험 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정성호가 21대 국회 첫 여당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야말로 국민 여러분께 보내는 강력한 변화의 메시지, 쇄신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태년 의원의 출마선언은 28일 오전 10시로 잡혀 있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8개월 동안 여당 정책위의장을 맡으며 정부 정책을 설계하는 데 참여한 경험과 4선 의원이 됐다는 중량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일하는 국회, 유능한 여당이 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출마 여부를 고심했던 윤호중 사무총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 공천을 책임졌던 사람이 총선 직후의 원내대표 경선에 나가는 것이 불공정할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였다”고 썼다. 당 안팎에서 윤 총장의 불출마는 김 의원과의 단일화로 받아들여진다. 윤 총장과 김 의원은 이해찬 당 대표와 가까운 친문 당권파로 분류된다.

전해철 의원은 28일 오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당초 27일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2차 추경안 처리를 위한 여야 예결위 협상 상황으로 일정을 하루 미뤘다. 전 의원은 예결위 간사다. 전 의원은 일찌감치 원내대표 출마를 결심하고 21대 총선 당선인들에게 축하 전화와 꽃을 돌리며 표심 관리를 해왔다. 전 의원 측은 통화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향후 정책 설계·입안 과정에서 다른 후보보다 당·정·청 간 업무 조율에 능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마설이 돌던 노웅래(4선) 의원은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박완주(3선)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 성공과 4기 민주정부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홍근·윤관석(3선) 의원 역시 불출마로 정리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21대 당선인 163명 중 68명에 달하는 초선 표심 공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정성호·전해철 의원 등 원내대표 후보 3명이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워크숍 현장을 찾아 눈도장을 찍은 것도 그래서다. 또 다른 주요 변수로 이른바 ‘이심’(李心,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의 마음)이 꼽히기도 한다. 유력 대선 주자인 데다 4·15 총선에서 후원회장을 맡은 당선자 22명과 호남 의원 27명 중 상당수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 거란 관측에서다. 다만 이 위원장이 편들기보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할 거란 예상도 나온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 당선인들은 경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원내대표 경선(내달 7일)이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당 목표 시점(5월 15일)보다 먼저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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