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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움트는 바이오 벤처

중앙일보

입력

´IT(정보통신기술) 시대 다음은 BT(바이오 기술) 시대´

오는 6월 초 게놈프로젝트 완료 발표를 앞두고 가장 고무되고 있는 곳이 바이오 산업현장이다. 그동안 실험실에서 기초연구에만 몰두하던 생명공학 관련 연구원과 교수들이 민.관의 각종 지원과 규제완화를 등에 업고 벤처열차를 타고 있다.

바이오벤처는 지난해 80여개에서 올해 3백여개로 늘어났다.

보건산업진흥원의 의약산업단 강태건 박사는 "보건의료분야만 이달 들어 20건의 벤처 기술력 평가가 진행되고 있고, 20건 정도 신청서가 들어온 상태" 라며 "환경.에너지.생물분야를 포함하면 가위 폭발적" 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제약업체들도 바이오분야에 연구비중을 늘리거나 벤처와 손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는 2003년까지 매출액 대비 생명공학연구비 비중을 두자릿수로 확대할 계획. 올 생명과학분야에 5백억원을 투입하고, 생명과학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미국의 바이오벤처인 바이오텍에 지분참여 및 공동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SK는 올해 1백억원의 연구비와 박사급 인력 17명을 포함한 40명을 증원하고,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벤처비즈니스 제도를 도입할 예정. 이밖에도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6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생명공학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예정인 코오롱, 진단시약 및 신약개발사업에 뛰어든 삼성정밀화학, 바이오벤처와 제휴하면서 한솔화학을 한솔케미언스로 개명해 생명공학분야를 강화한 한솔그룹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

바이오 관련 기업과 벤처에 대한 투자 열풍도 이 분야 산업계를 한껏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50억원의 현대바이오텍 1호를 시작으로 1백10억원 규모의 SK.무한 라이프사이언스 벤처투자조합, 대상계열의 UTC 생물산업 투자조합이 생겼고, 앞으로도 2백억원 규모의 현대 펀드 2호를 비롯해 3개 정도의 펀드가 현재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열기에 대해 대신경제연구소 정명진 연구원은 "상장기업은 주가관리 차원에서, 투자자는 상장후 막대한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하는 경향이 있지만 바이오분야는 특허 등 확실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거품이 많은 정보통신 관련 벤처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고 진단한다.

문제는 상품화하기까지 막대한 연구비, 그리고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 또 외국과의 기술력 차이도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 유전체연구센터장 김용성 박사는 ´ "3년째 한국인의 위암.간암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며 ´ "선진국에서 연구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개발하고, 응용기술 분야에 연구력을 집중해야 할 때" 라고 강조했다.

경희대 한의대 벤처1호를 추진하고 있는 트리메드와 수용성 콜레스테롤 저하물질을 개발한 유진사이언스 등이 주목되는 한국형 바이오벤처다.

트리메드는 DNA를 이용한 체질감별과 녹용 등의 DNA 분석을 통한 수익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곳. 미국에 물질특허출원을 한 유진사이언스는 체이스맨해튼은행 계열 벤처펀드사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중흥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정부주도의 인프라 구축과 함께 부처간 공조가 절실하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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