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간 아내 얼굴 담긴 베개 매일 밤 끌어안고 자는 노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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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을 함께 한 아내의 사진을 베개 속에 넣어 매일 밤 안고 자는 노인의 사연이 지난 21일 CNN에 소개됐다.

아내 얼굴이 담긴 베개를 선물로 받은 벤보우. [Thistleton Lodge 페이스북 캡처]

아내 얼굴이 담긴 베개를 선물로 받은 벤보우. [Thistleton Lodge 페이스북 캡처]

주인공은 영국 랭커셔주 프레스톤에 있는 요양원에 거주하는 94살의 켄 벤보우다. 이 요양원에서 근무하는 키아 마리아 토빈은 지난 18일 벤보우에게 사망한 아내의 얼굴이 새겨진 베개를 선물했다. 벤보우가 매일 밤 그의 아내 사진을 곁에 두고 자는 것을 알아채고 난 뒤다.

벤보우와 그의 아내 아다는 지난해 8월까지 71년을 함께한 동갑 장수 부부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아다는 하늘로 떠났고, 벤보우는 혼자 남겨졌다.

벤보우가 토빈의 깜짝 선물을 받는 감동적인 순간은 영상에 담겨 요양원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토빈이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하자 벤보우는 "뭔가요?"라고 묻는다. 베개를 본 벤보우의 표정은 감격으로 일렁이고, 곧 이어 그는 아내를 끌어안듯 베개를 집어들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토빈은 그런 벤보우를 안아준다. 이 영상엔7000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요양원 측은 페이스북에 "우리는 요양원에 머무는 이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슬픔을 겪고 있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을 한순간에 잊어버리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며 "우리는 오늘 켄 벤보우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적었다.

CNN은 "21일 저녁 CNN이 요양원에 전화했을 때, 이 인기 게스트(벤보우)는 이미 잠자리에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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