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혈액에 말라리아 균 감염공포

중앙일보

입력

최근 말라리아 환자가 증가하면서 헌혈을 할때 말라리아균 감염여부의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대한적십자사 중앙혈액원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지원자 27만3천여명 가운데 헌혈부적격자로 분류된 경우는 6만5천여명이며 이중 말라리아에 의한 경우가 전체의2.5%인 1천6백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최근 적지않은 수의 헌혈자가 말라리아균 감염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헌혈때 말라리아균 감염여부 검사는 질문지를 통한 것 외에 과학적인 방법이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어 수혈을 통한 말라리아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경남지역에서도 마산의료원이 경남적십자 혈액원으로부터 지난해 1월 공급받아 당시 입원환자에게 수혈한 혈액의 헌혈자가 지난해 9월 말라리아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수혈자의 감염여부를 조사했다.

확인결과 다행히 말라리아의 잠복기간인 1년을 훨씬 넘긴 현재 수혈자에게서 어떤 이상징후도 발견되지 않아 헌혈자가 헌혈을 한 뒤에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100% 확신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지난 98년 4월과 97년 3월에는 실제로 울산과 부산지역의 병원에서 수혈을 받은 환자가 말라리아에 감염돼 보상금을 받는 등 수혈에 의한 말라리아 감염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같은 수혈에 의한 말라리아 감염 우려에 대해 적십자사 관계자들과 의료전문가들은 이같은 사태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현재 헌혈 혈액에 대해 실시하는 혈액형 검사, 간염검사, 간효소(ALT) 검사,매독항체검사 외에 말라리아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남적십자 혈액원 관계자는 "말라리아 감염자가 잠복기에 헌혈을 했을 경우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최근 국내형 말라리아에 대한 검사법이 개발돼 시험단계에 들어간 만큼 조속한 시일내에 헌혈 혈액에 대해 정밀검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창원=연합뉴스)

이승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