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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이사회 몰래 해외출장···서울 재건축 위법 162건 적발

중앙일보

입력

서울 용산구 한남3 구역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한남3 구역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서울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를 조사한 결과 법령 위반사항을 162건 적발해 시정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5~7월께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조사를 펼친 결과다.

국토교통부 서울시 합동조사결과 발표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 7곳 점검 결과 #공짜라고 했다가 공사비에 넣은 #건설업체도 수사의뢰

성북구 장위6구역(재개발), 중랑구 면목3구역(재개발), 중구 신당8구역(재개발), 송파구 잠실 미성ㆍ크로바(재건축), 서초구 신반포 4지구(재건축), 강남구 상아2차(재건축), 용산구 한남3구역(재개발) 등 7곳이 대상지다. 국토부 측은 “162건을 적발해 이 중 18건은 수사 의뢰하고 56건은 시정 명령, 3건은 환수조치, 85건은 행정지도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께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한남3구역 등 재정비 사업장에서 수주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정부는 합동점검에 나섰다. ‘생활적폐 개선을 위한 정비사업 조합운영실태 특별점검’이었다.

대우건설이 수주한 장위6구역은 기존 시공자와 계약 해지, 재입찰 과정에서의 문제를 포함해 입찰 과정에서 설계도서ㆍ산출명세서가 없는 대안 설계 홍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GS건설이 수주한 신반포 4지구의 경우 혁신설계 명목으로 공사비가 증액되자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 등 갈등이 잇따랐다. 시공사 재입찰에 들어간 한남3구역의 경우 입찰 참여사 3곳을 수사 의뢰했지만 지난 1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 외 조합 차원에서의 문제점도 있어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 입찰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건설업체의 경우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입찰 제안서에는 스프링클러, 발코니 이중창 등 아파트 설비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공사비에 반영한 경우다. 또 지나친 특화설계를 제안한 경우도 시정명령 대상이다. 입찰 과정에서 서울시 조례로 금지된, 실현 가능성이 작은데도 설계 변경을 제안한 사항에 대해서 나중에 공사비를 검증해 조합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시정 명령을 한다는 계획이다.

조합도 처벌 대상이다. 사업과 관련된 각종 용역계약을 하면서 계약업체와 금액 등에 대해 총회 의결 없이 계약하거나, 마찬가지로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경우 수사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측은 “조합장이 이사회의 승인 없이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관련 보고서는 제출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수당, 국외 여비 등을 조합으로 다시 환수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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