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빨리 취하는 이유 밝혀져

중앙일보

입력

여성이 남성보다 알코올을 덜 마시고도 알코올이 주는 보상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여성생식 호르몬 프로제스테론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학의 레슬리 모로우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알코올은 프로제스테론에 의해 뇌에서 만들어지는 스테로이드물질인 알로프레그나롤론의 분비를 자극함으로써 이완효과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히고 알코올이 여성에게 보다 빠른 효과를 일으키는 이유는 이 때문으로 믿어진다고 말했다.

모로우 박사는 알코올은 뇌속에 있는 두가지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이 수용체중 하나가 GABA수용체라고 말하고 쥐실험 결과에 의하면 스트레스 발생시 알로프레그나롤론이 증가하면서 GABA수용체에 작용, 불안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모로우 박사는 알코올이 알로프레그나롤론의 분비를 증가시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단의 쥐들에 알코올이나 다름없는 에타놀을 적당량 먹인 결과 20분후 단순한 식염수를 먹인 쥐들에 비해 알로프레그나롤론의 분비량이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모로우 박사는 이어 알로프레그나롤론이 알코올의 진정효과를 일으키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프로제스테론으로부터 알오프레그나롤론이 형성되는 것을 차단하는 피나스테리드라는 약물을 쥐들에 투여했다.

이어 이 쥐들의 뇌활동을 측정한 결과 알코올이 더이상 진정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로우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알로프레그나롤론이 알코올의 진정효과와 항경련 효과에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여성들이 술을 적게 마시고도 알코올의 보상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남성보다 알로프레그나롤론이 자연적으로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알코올 중독자가 될 위험이 낮은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모로우 박사는 덧붙였다. (런던=연합)

김창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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