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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사, 올해 임금 동결로 임단협 타결

중앙일보

입력

쌍용차 노사는 지난 17일 평택공장에서 열린 임단협 조인식을 갖고, 예병태 쌍용차 대표(오른쪽)와 정일권 노조위원장이 합의안에 서명했다. 사진 쌍용차

쌍용차 노사는 지난 17일 평택공장에서 열린 임단협 조인식을 갖고, 예병태 쌍용차 대표(오른쪽)와 정일권 노조위원장이 합의안에 서명했다. 사진 쌍용차

쌍용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쌍용차는 지난 17일 평택공장에서 예병태 쌍용차 대표와 정일권 노조위원장 등 노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단체교섭 조인식을 갖고, 임금 동결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쌍용차는 2010년 이후 11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갔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해엔 임단협을 통해 기본급 4만2000원 인상과 장려금 1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으며, 2018년엔 임금을 동결했다.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와 고용 안정을 위해 안정적인 노사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자구 노력과 판매 물량 증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최근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2300억원 추가 투자 철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판매 감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해 9월 복지 중단·축소 등 경영쇄신 방안에 합의했으며, 이후 12월엔 전 직원 임금·상여금 반납을 포함해 사무직 순환 안식년제에 들어가는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달 초 마힌드라 그룹이 당초 예고한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마힌드라는 신규 투자 대신 4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부족한 규모다.

이날 쌍용차 노사는 정부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당부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제시한 지원 방안과 자구 노력, 관련 이해 관계자의 지원과 협조를 통해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7일 내부 소식지를 통해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회사 측에 제안했다. 코로나19로 고용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먼저 고용 보장 안을 제시한 셈이다.

업계는 일부 완성차 업계의 '임금 동결' 움직임이 확산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진정 국면 이후 다가올 구조조정에 대한 차단 성격이 있다고 해도 노조가 먼저 임금 동결을 꺼낸 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긍정적인 모습"이라며 "자동차 업체는 물론 다른 대기업의 임단협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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