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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채널A 둘 중 하나 거짓말? 윤석열 "팩트체크부터 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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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줄을 서고 있다.〈br〉[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줄을 서고 있다.〈br〉[뉴스1]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하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채널A·검사장 논란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라"고 지시하면서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전한 말이다. MBC는 대검 인권부가 진행하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보도에 등장하는 음성 파일 원본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진상조사에서 수사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봤다.

엇갈리는 진술…"검사장 개입 여부 사실 확인 안돼"

왼쪽은 서울 상암동 MBC 본사 건물. 가운데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붙어 있는 검찰 로고. 오른쪽은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건물. [중앙포토·뉴스1·카카오지도]

왼쪽은 서울 상암동 MBC 본사 건물. 가운데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붙어 있는 검찰 로고. 오른쪽은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건물. [중앙포토·뉴스1·카카오지도]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제보하라”며 강압적으로 취재했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윤 총장의 최측근인 현직 검사장과 친분을 이용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고, 이 전 대표 측이 내세운 측근 지모(55)씨에게 해당 검사장의 '20초가량' 녹취까지 들려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씨가 직접 들었다는 '20초 녹취'의 목소리가 해당 검사장이 맞는지는 여전히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MBC에 제보한 이 전 대표 측근 지씨와 채널A, 해당 검사장 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지씨는 과거 방송 프로그램에서 접한 해당 검사장의 목소리가 맞다고 주장하지만, 채널A는 '음성의 주인공은 해당 검사장이 아니다'는 내부 조사 결과를 대검에 전했다. 해당 검사장 역시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유튜버 유재일씨가 공개한 채널A 기자와 지씨의 녹취록에서도 현직 검사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해당 녹취록에서 지씨가 해당 검사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A(검사장)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기자님이 한번 검색해보라고 하셔서 해주고 나서 그 검색을 해봤다”고 하자 기자는 “자꾸 특정인 언급을 하시는데 A가 됐건 누가됐건 저는 그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MBC, 의혹 보도해놓고 원본 음성 파일 제공 안 해"

대검 인권부는 진상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MBC와 채널A에 보도의 근거가 된 녹취록 전문과 음성파일 원본 등을 제공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두 언론사 모두 자료를 보내지 않았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려면 음성 파일 원본이 필요한데, 보도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MBC가 협조를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는 해당 녹취 파일부터 확보할 계획이다.

감찰은 두 갈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널A 기자의 협박 여부는 물론이고, MBC가 취재 과정에서 지씨와 모종의 기획을 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수사를 통해 해당 검사장의 개입 여부가 확인되면 대검 차원의 감찰은 그때 가서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현재 미확정된 사실관계만으로는 감찰에 착수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법세련, 최강욱 고발…"페북서 제기한 내용 전혀 없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19일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이번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채널A 기자 녹취록 요지'.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채널A 기자 녹취록 요지'.

최 당선인이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올렸는데, 공개된 전문에 해당 내용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 당선인은 총선이 끝난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약속드렸다”며 검찰과 언론을 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썼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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