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포스트 코로나의 새 일상, 우리가 세계적 규범 만들 것"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한 뒤 故 전한승 군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우리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에 기반한 강력한 연대와 협력으로 반드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4ㆍ19혁명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헤쳐가는 힘도 4ㆍ19 정신에 기반한 자율적 시민의식에서 비롯됐다. 국민은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며 사재기 하나 없이 함께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4ㆍ19 기념식에 참석한 건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압승 후 첫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4ㆍ19 정신을 문재인 정부의 뿌리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4ㆍ19혁명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굳건한 뿌리로, ‘주권재민’을 훼손한 권력을 심판하고 정치ㆍ사회적 억압을 무너뜨린 혁명이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엄혹했던 시대를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이겨나간 국민은 부마 민주 항쟁, 5ㆍ18민주화운동, 6월 민주 항쟁을 거쳐 2016년 촛불 혁명으로 4ㆍ19혁명 그날의 하늘에 가 닿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억압 속에서 지켜낸 민주주의, 눈물 속에서 키워온 연대와 협력이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 그 중에서도 일자리를 특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는 한국도 올해 마이너스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우리는 바이러스뿐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핵심은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으로, 고용유지를 위해 기업과 노동자를 돕고,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며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 살리기에도 국민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지키기에 노ㆍ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정부는 노사합의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분향한 뒤 묵념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전 세계가 함께 겪게 될 ‘포스트 코로나’의 상황을 우리가 ‘연대와 협력’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세계인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 산업, 교육, 보건, 안전 등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세계적 규범과 표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정부는 통합된 국민의 힘으로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일상,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준비하겠다”며 연설을 맺었다.

한편, 4ㆍ19혁명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자 학생운동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문 대통령은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