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으로 보는 주부 우울증] 올가미형--저건 바로 내 얘기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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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다섯인 A씨는 결혼 후 줄곧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젊었을 때 혼자되어 세명의 시누이와 남편을 키운 시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 특히 남편을 애지중지하며 자신에게는 신경을 안쓴다. 남편과 싸우는 대부분의 원인은 시어머니나 시누이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낮에 내내 낮잠을 자며 아무것도 안하고 지내다가 남편이 올 시간만 되면 청소며, 빨래거리를 찾는 등 잔소리를 시작한다. 저녁을 먹고 TV를 보는 동안 남편에게 ´불면증으로 한숨도 못잤다´는 둥, ´맘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사는 낙이 없다´는 둥 우는 소리를 한다. 종종 A씨에게는 안들리게 흉을 보기도 하고 시누이 집으로 말도 없이 가버리기도 한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억울할 때가 많다.

어느때부턴가 A씨는 답답하고 늘 불안감에 쫓기기 시작했다. 초저녁에 잠이 들었다가도 금방 깨어 이생각저생각으로 뒤척이며 날밤을 새우기도 여러 차례, 두통과 만성소화불량으로 시달려 늘 약을 달고 산다.

[조언]시어머니에 대한 기대감 버리고 자신에게서 해결점을 찾는다
주부우울증이란 슬프거나 울적한 느낌이 기분상의 문제를 넘어서 신체와 생각의 각 부분까지 영향을 미쳐 가정주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우울하게 만든는 외적인 요소를 생각해봐야 한다.

주부 우울증의 외적인 원인은 고부갈등 등의 시댁문제가 9.8%, 부부싸움이나 부부불화가 9.2%로 가장 많다. 그외 건강악화, 남편의 외도나 사망, 직장문제, 경제적 곤란 순.

고부갈등은 기대감에서 시작된다. 시어머니에게, 혹은 며느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고 그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한다는 불만에서 시작된다. 치료의 시작은 그 기대감을 버리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

☞ 이렇게 해보자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체크할 수 있는 ´고부시간표´를 만들어라.
시어머니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느낀다면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어 시어머니가 자신을 괴롭힌 시간을 구체적으로 체크해본다. 분가한 경우, 시어머니와 부딪힐 일은 의외로 적고 함께 살고 있는 경우라도 수면시간을 제외한 16시간 중 시어머니와 실제로 문제가 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 게 될 것이다.

♣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처럼 생각하지 말라.
시어머니는 어디까지나 시어머니고 며느리는 며느리일뿐, 굳이 그 선을 넘어서 사랑받으려 하거나 사랑을 표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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