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국내선 공급을 늘리면서 과당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단발성 증편으로 항공업계 공멸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비용항공사 4월 ‘부산~김포’ 노선 증편 운항 #5월 이후 지난 3월과 비교해 33% 운항 증가 예상 #탑승률 60~70% 수준…공급과잉으로 공멸 우려
17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매일 왕복 4회씩 부산∼김포 노선에 부정기선을 운항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5월 한 달간 248편이 늘어나고, 5만 석에 가까운 좌석이 추가 공급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일부터 부산∼김포 노선을 하루 왕복 2회에서 4회로 증편 운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관광객이 사라지자 국내 항공사가 대부분의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고, 그나마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대표적인 노선이 부산~김포 노선이다. 지난 3월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5주간 부산∼김포 노선 운항편은 에어부산 481편, 대한항공 340편, 제주항공 138편 등 모두 959편에 달했다.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탑승객이 평소보다 줄어 빈 좌석이 넘쳐난다는 점이다. 부산∼김포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같은 기간 에어부산은 63%, 대한항공은 70%, 제주항공은 80% 등에 머물렀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4월 이후에도 항공 수요는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5월 이후는 지난 3월과 비교해 약 33%의 운항 편수가 증가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각 항공사가 밝힌 5월 부산∼김포 노선의 특가 운임(편도 총액기준)은 최저 1만4900원~최고 3만6100원으로 적자 운항이 우려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중단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선 운항을 늘리면서 공급 과잉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며 “단발성 증편은 항공업계 공멸만 불러올 뿐 노선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