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간세포 대량 인공증식 성공

중앙일보

입력

인공배양이 매우 어려운 간세포를 실험실에서 대량으로 증식시키는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간이식이 필요한 간부전 환자들이 손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 브리검 부인병원의 필립 르볼치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간세포를 수백만개씩 인공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이를 간기능의 90%가 파괴된 쥐에 이식한 결과 간기능이 회복되었다고 말했다.

간세포는 인공배양이 무척 어렵기 때문에 르볼치 박사는 세포를 무한증식시키는암 유전자를 이용했다. 채취된 간세포에 암 유전자를 주입, 간세포를 수백만개로 불린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인체에 그대로 이식할 수는없다. 이식된 뒤에도 무한증식을 계속할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르볼치 박사는 새로 만들어진 세포에 "유전가위" 역할을 할 수 있는 효소를 투입, 세포속에 들어있는 암 유전자를 잘라냄으로써 무한증식기능을 제거했다.

르볼치 박사는 이처럼 여러 유전조작 과정을 통해 완성된 간세포를 간의 90%를외과적으로 잘라낸 쥐들의 비장에 주입했다. 그 결과 이들중 60%가 간기능이 정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명을 유지했다. 반면 간세포를 주입하지않은 쥐들은 모두 3일만에 죽었다.

르볼치 박사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네브래스카대학 메디컬 센터의 간이식 전문의 이라 폭스 박사는 이 새로운 기술이 간부전 환자에게 필요한 간세포의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대량 생산된 간세포는 냉동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이용할 수도있을것이라고 폭스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간질환 전문의인 로이 초드리 박사는"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90% 간을 잘라낸 쥐가 인간의 신부전 상태와 같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간부전은 바이러스나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은인공으로 만들어진 간세포가 이식된 뒤에도 그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초드리 박사는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