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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도 놀란 태구민 당선 "가장 근사한 동네서 배지 단 탈북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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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여당의 승리로 막을 내린 4·15 총선에서 주요 외신이 가장 주목한 당선인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태구민(태영호) 서울 강남갑 후보였다. 탈북자 출신으로 첫 지역구 국회의원 타이틀을 얻게 된 태 당선인의 극적인 사연이 외신의 관심을 끌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강남 스마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직 북한 외교관인 태 후보가 영국 런던 주재 대사관을 탈출해 망명한지 4년 만에 한국에서 가장 근사한 동네의 국회의원이 됐다”고 보도했다.

또 태구민 후보가 맞수였던 4선 의원 출신인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이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태 당선인은 58.4%(6만324표)를 얻어 김성곤 더불어민주당 후보(39.6%·4만935표)를 크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로이터는 서울 강남 지역을 부티크와 고급 술집, 고가 주택으로 유명한 부유하고 보수적인 지역이라고 소개하며, 지난 2012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태 당선인의 압승은 강남 사람들이 그가 탈북자라는 것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들은 태 당선인이 북한이 아니라 남한에 더 충성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영국 공영방송 BBC 또한 태 당선인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사진 BBC 홈페이지 캡처

사진 BBC 홈페이지 캡처

BBC는 태 당선인의 승리가 “목숨을 걸고 남한에 온 다른 탈북자들에게는 너무나 긍정적인 신호”라며 “지금 평양에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고 평했다.

영국 런던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당선인은 지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뒤 강연·저술 활동 등을 해왔다.

BBC는 태 당선인이 ‘북한 주민을 구한다’는 의미인 ‘구민’으로 개명한 사실을 전하며 그가 “남한에서 조용한 삶을 사는 대신 공개적으로 김정은 정권을 비난하고 3만3000명의 탈북자가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강조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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