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총장 사과하라" 21세 대만 의대생의 도발 영상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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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유학 중인 대만인 의대생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동영상 공개서한이 조회 수 170만회를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대만·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대만 출신의 의대생 비비 린(Vivi Lin·21)이 유튜브에 올린 'WHO 사무총장에 밝히는 메시지'는 지난 7일간 17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10만 이상의 '좋아요'를 받는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린은 네덜란드 유학 생활에 이어 현재는 전염병 관련 공부를 위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유학 중이다. SNS상에서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그는 영어 학습, 보건 관련 이슈, 유학 생활기 등을 올려 인기를 얻고 있었다.

대만 세계외교협회 위원과 대만 의학 위생 총회 청년위원회 위원을 맡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한 학생이다. 과거에는 대만의 방송국에서 주최한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한 적도 있다.

대만인 의대생인 비비 린의 WHO 사무총장에 대한 공개 편지가 유튜브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

대만인 의대생인 비비 린의 WHO 사무총장에 대한 공개 편지가 유튜브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

린이 동영상을 만든 이유는 WHO 사무총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WHO 사무총장은 지난 8일 기자 회견에서 대만을 지목하며 "제가 인터넷상에서 인종 차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비비 린은 "우리는 당신의 민족·문화 혹은 피부색에 근거해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다"면서 "저와 제가 사랑하는 대만인들은 당신이 4월 8일에 말한 '사실에 반하는 언급'에 관해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린은 "인터넷에서 WHO 사무총장직을 사임하라는 요구가 많은 것은 알고 있다"라고도 언급했다. 실제로 테드로스 사무국장의 사임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 인터넷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 열리고 있는 서명 운동에는 16일 기준 96만명 이상이 찬성 서명을 남겼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청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기준 96만여명의 찬성을 얻었다. [change.org]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청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기준 96만여명의 찬성을 얻었다. [change.org]

이에 대해 린은 "하지만 이 요구는 당신의 민족이나 피부색, 혹은 아프리카 사람들에 대한 차별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린은 "대만은 진보적 가치를 믿는 국가이며, 대만인은 항상 다양성을 존중해왔다"고 덧붙였다.

비비 린의 동영상이 화제가 돼 대만 언론도 이를 크게 다뤘다. [유튜브]

비비 린의 동영상이 화제가 돼 대만 언론도 이를 크게 다뤘다. [유튜브]

그는 대만의 신종 코로나 방역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만은 WHO로부터 축출되었어도 세계에 공헌하는 것을 포기한 적은 없다"면서 "대만은 이번 코로나 방역에서 걸출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는 세계가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한 적도 있는 비비 린. [CTV 유튜브]

과거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한 적도 있는 비비 린. [CTV 유튜브]

린은 "건강은 모든 사람에게 인정된 기본적 인권이라고 믿는다"면서 "이는 WHO가 굳게 지켜야 할 핵심적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당신이 한 사람의 공중위생 전문가로서의 신념과 사무국장을 맡았을 때의 다짐인 '정치가 아닌, 세계인의 건강을 제일로 한다'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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