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튀김요리 조리법, 여성 폐암 유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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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과학자들은 중국요리에서 프라이 팬을 흔들며 센불로 기름에 재빨리 볶는 조리법(stir-fry:여우자< 油炸 >)이 중국 여성들 중에 폐암 발병률이 유난히 높은 원인일 것으로 믿고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홍콩의 양대 명문 홍콩대학과 중문(中文)대학이 기름으로 고열에 볶는 ´여우자´ 조리법이 발암(發癌) 화학물질이 함유된 증기를 발생시키는지 여부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가지 이론은 식용유가 특히 육류를 비롯한 요리재료와 반응하여 유독성 증기를 발생하고 이것을 장기간에 걸쳐 반복해서 호흡하면 암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서방 여성들에 비해 흡연율이 낮은 홍콩과 중국여성들 가운데 폐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를 규명하기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홍콩 여성의 폐암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23명으로 중국 20명, 영국 21명, 일본 8명, 프랑스 6명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중문대학의 쩌 와이웡 교수는 ´중국인들이 안고있는 한가지 미스터리는 ´어째서 중국 여성들이 서방 여성들에 비해 폐암에 더 잘 걸리는가´하는 의문´이라면서 중문대학은 식용유를 이용한 조리법이 폐암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문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중국식당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직원들의 폐암 발병 위험이 15%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86년부터 1995년 사이에 사망한 306명의 조리사들 가운데 42명이 폐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콩대학 연구진도 ´여우자´조리법과 폐암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주방에서 나온 지방산들의 샘플들이 유독성을 지니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하는 웬디 샤오 박사는 ´중국 요리는 기름기가 많아 이것이 우리의 관심 대상´이라면서 ´홍콩에 밀집한 대형 중국 레스토랑에서 배출되어 나오는 지방산 함유 증기들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화지방이 암과 관련이 있다는 설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으나 이에 관한 연구는 이때까지 주로 지방을 섭취한데 따른 위험에 집중됐으며 조리할 때 발생하는 증기와 관련된 연구는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지방 성분을 함유한 ´조리증기´의 위험 여부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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