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진 있다" 음독후 자수한 20대, 17일후 극단선택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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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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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n번방'에서 공유된 성 착취물을 갖고 있다며 최근 경찰에 자수하기 전 음독을 시도한 20대 남성이 재차 극단적 선택을 해 끝내 숨졌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8시쯤 인천시 한 아파트에서 A씨(28)가 숨져 있는 것을 그의 가족이 발견했다. 사망한 A씨 주변에는 그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있었다.

그는 지난달 24일 전남 여수경찰서를 찾아가 "n번방 사진을 보관하고 있다"며 자수했다. 자수 동기에 대해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이 검거되면서 n번방 사건 관련 음란물 소지자 처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불안했다"고 밝혔다.

실제 A씨 휴대전화에서는 아동 음란물 등 340여장의 사진이 발견됐다. 그는 n번방 회원은 아니며 텔레그램에서 n번방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다 음란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얼굴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증상을 보였고 "독극물을 먹고 왔다"고 실토했다. 곧바로 광주 소재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17일 만에 또 다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경찰은 A씨의 몸에서 외상 등 타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의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유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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