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서 본 성인병의 원인과 예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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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의 발달과 함께 수명이 연장되었다고 하지만 현대인은 여러 경로를 통해 생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성인병은 문명과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인들에게 건강의 적신호로 자리잡고 있다. 다양한 원인에 으해 발생되는 성인병을 포함한 질병은 그 원인에 따른 치료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통해서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들 자신이나 주위에서 여러가지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고혈압, 중풍, 당뇨, 천식, 위궤양, 간염, 간경화, 각종 암, 정신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등 무수히 많은 질병들은 한번 발병되면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며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심지어는 생명의 위험까지도 느끼게 된다.

인간은 남녀노소 누구나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욕망은 현대인만의 사고는 아니며 과거의 역사속에 살아온 많은 사람에게도 동일한 욕망이면서, 사회적 지위의 높낮이나 재산의 대소에 관계없는 인간의 공통된 본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욕망의 해결을 위해서 인류전체의 모든 방면에서 연구와 노력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 문명의 발달과 과학의 발달로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 육체적·정신적 건강

최근 20~30년 사이에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었다고 하나 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며 더 오래 살고 싶어한다. 건강하게 오랫동안 사는 생활은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나 본래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본다. 아무리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물을 섭취하고 비타민, 영양제, 보약 등을 계속하여 먹는다고 해도 인체활동의 균형을 이루지 않고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건강의 정의는 정신과 육체의 양면으로 관찰될 수 있으며, 그 중 한쪽의 건강은 반쪽 건강으로서 엄격하게 말하면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정신적인 면은 인간의 감정표현에서 알 수 있는데 칠정이란 즐거움, 화냄, 근심, 생각함, 슬퍼함, 두려움, 놀람으로서 감정활동이 자나칠 경우 내부 장기에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적당한 감정표현이 건강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육체적인 면은 육신으로서 기와 혈로 구분되는데, 기는 인체의 생리활동과 외부활동을 하는 생명에너지이며, 혈은 혈액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생체물질로 확대된 개념이다. 이는 인체를 생명현상으로 분석한 것이다. 기와 혈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건강을 의미하며 결국은 정신기혈의 네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완전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인자를 사기라고 하는데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춥고 더운 기후의 변화라든지 식생활고 관련된 음식, 사람이 잠을 자고 생활하는 습관, 감정적인 표현 등이 불규칙하게 되면 사기의 활동이 활발하게 되어 병이 발생하게 된다. 질병을 원인에 따라 분류하여 보면 외인, 내인, 불내외인의 세종류로 나눌 수 있다.

▣ 질병의 원인과 예방

외인은 기후의 이상변화 현상으로 발생되는 외감을 말하며 사계절의 풍한서습조화의 정상변화는 병의 원인이 되지 않지만 너무 지나치거나 부족한 현상일 경우에는 외감성질환의 주요요인으로 계절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인은 음식물로 인한 손상과 칠정손상(七 損傷)으로 발병된다. 음식물과 술의 다량섭취와 무절제한 생활로 주로 소화기계통의 비(脾), 위(胃), 간(肝), 대소장(大小腸)의 기능 손상을 유발하여 소화 흡수작용이 불완전하여 영양이 부족하고 기운이 없게 된다.

칠정은 정신활동에 관여하기 때문에 과도한 정신적인 자극은 발병의 원인이 된다. 과노상간(지나치게 화를 내면 간을 해친다), 과희상심(지나치게 기뻐하면 심장을 해친다), 과우상폐(지나치게 근심하면 폐장을 해친다), 과사상비(지나치게 생각하면 비장을 해친다), 과공상신(지나치게 두려워 하면 신장을 해친다), 과경상담(지나치게 놀라면 담낭을 해친다) 등의 지나친 감정자극으로 오장의 병변을 초래케 되는 것이다.

불내외인은 외상, 타박, 색욕과도 등으로 발병되는 것으로 피부, 골절, 근육의 상처와 출혈로 다른 질환을 유발시키는 예가 많으며 간혹 치료가 잘 되지 않거나 오랫동안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생명을 잃는 예도 있고 색욕과다로 인한 예는 신기(腎氣)를 상하게 되며 정(情)이 고갈되어 오장과 관련된 기능에 부전이 오고 동시에 전신증상으로 피부건조, 시력과 청력의 장애, 색욕항진, 몸이 마름, 요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한방에서는 병의 원인을 현대의학과는 다르게 보고 있으며, 인체가 생활하는 자연환경과 내부적인 생리활동 정신영역 기타 물리, 화학적인 자극까지도 모두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 임상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각종 질병들도 원인을 살펴보면 외인, 내인, 불내외인 중에 어느 하나로 밝혀진다. 따라서 원인에 따른 치료가 병행되면 인간은 질병으로 부터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현대인은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으며 정신적 건강과 육체적 피로를 가중시켜 항상 급하고 불안하며 복잡한 주위환경 속에서 지내고 있다. 건강의 유지도 어느 한계까지는 가능하나 과로, 무절제한 생활, 불규칙한 식사 등이 반복된다면 부실시공에 따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처럼 우리의 건강도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건물은 파괴된 잔해를 치우고 다시 건축을 하면 되지만 우리의 건강은 한번 잃게 되면 좀처럼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평소 건강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나친 흡연과 과음을 삼가고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붕괴사고 11일과 13일만에 무사히 구조되어 살아온 최명석군이나 유지환양과 같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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