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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서성였다"···오세훈 유세때 20㎝ 식칼 들고 달려든 남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오전 선거유세를 하던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광진을)에게 흉기를 들고 달려든 5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오 후보는 오전 11시10분쯤자양동 주택가에서 선거 유세용 트럭을 타고 주택가 골목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거리에 있던 시민들과 오 후보가 악수하고 있을 때, 골목 안쪽에서 있던 A씨가 속에 품고 있던 20cm 길이의 식칼을 꺼내며 오 후보에게 달려들었다. A씨는 선거유세용 트럭 3미터 부근까지 접근했으나 유세 현장을 지키던 경찰들에게 제지당했다.

현장을 목격한 김모씨는 "파란 옷을 입은 A씨가 처음엔 골목 안쪽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며 "갑자기 칼을 꺼내 달려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순식간에 정보경찰 3명이 A씨를 넘어뜨리고 땅바닥에 누른 뒤 흉기를 빼앗았다"면서 "3분 뒤 경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범인은 저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와 오 후보 선거캠프에 따르면 현장에는 시민 10여명과 오 후보 캠프 관계자 6명이 있었다. 오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당시 비서, 운전기사 등 직원들이 유세장에 있었지만 오 후보 바로 근처에는 여성 보조연설위원 둘만 있어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자양동 주민인지도 확실치 않아"

A씨를 체포한 경찰은 "피의자에 대해 특수협박미수 혐의로 수사 중"이며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 후보 선거캠프 측은 "범인을 51세 남성으로만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 전에 이상 징후가 없기도 해 아직까지 누군지 알 수 없다"며 "실제 자양동 주민이 맞는 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후 2시30분 광진소방서 인근 주택가에서 다시 유세에 나선 오세훈 후보는 "바로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놀라긴 했다"며 "선거 운동에 영향받는 것은 최소화해야 해서 선거운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 많지 않아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유세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 후보의 오후 유세는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 사건으로 30분 늦춰졌다.

9일 오후 2시40분 연설 중인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편광현 기자

9일 오후 2시40분 연설 중인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편광현 기자

오 후보 낙선 운동 대학생 단체 "우리는 절대 아니다"

한편 오세훈 후보에 대해 낙선운동을 펼치는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측은 "해당 사건과 대진연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진연 관계자는 "오세훈 후보 낙선 운동은 하고 있지만 폭력적인 방법을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대진연은 지난달 23일 회원 10여명을 동원해 지하철역 안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오 후보를 둘러싸고 ‘정치인은 언제나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등 구호를 외친 단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오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9일 오전 대진연 회원들은 각각 1인 시위 형식으로 오 후보가 연설했던 강변역 인근에서 "오세훈에게 단 한 표도 주지 맙시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후보입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재 경찰은 A씨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있다. 광진경찰서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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